[홈플러스 사태 예방법] 시간 벌었지만 매출 회복 의문…사모펀드 규제는 신중히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이종우 남서울대 교수 의견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출입구가 카트로 막혀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출입구가 카트로 막혀 있다. 뉴시스

 홈플러스의 회생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을 확보하며 9월 4일까지 회생기간을 연장했다. DIP 대출금은 자금 부족으로 임시 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 재개장을 위해 쓴다.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 트레이더조 모델을 본보기 삼아 매장 면적을 단축하고 상품은 고회전 품목 위주로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직원 체불 임금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이 1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2000억원이 정상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충분한 금액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영업 정상화에 성공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경영 혁신이 필요한 만큼, 적절한 대상자를 찾아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과거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차입매수(LBO) 방식을 적용한 것이 문제라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는 채무자들과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고, 소비자와 납품업체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도 되찾아야 한다”며 “2000억원으로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위해선 MBK가 남아 있는 67개 점포를 목숨 걸고 지키겠다는 상징적인 선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홈플러스 사태가 촉발한 원인에 대해선 “MBK의 경영 실패와 내수 부진, 가구 형태 변화 등 대형마트 산업에 닥친 불운이 합쳐진 결과”라면서도 “경영 실패가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봤다.

 

 서 교수는 “사모펀드의 자기자본비율이 최소 50%는 돼야 인수가 가능하도록 보완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안은 MBK의 모럴 해저드, 개별 기업의 문제라고 보는게 맞기 때문에 사모펀드 규제 강화는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황이 앞으로 계속 어려워질 전망인 가운데 이번 사태는 내수 산업에서 부채에 기반한 경영이 성공하기 힘들어 졌다는 시사점을 남긴다”며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예전 매출을 회복하느냐는 미지수로 보이며, 적극적인 경영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지금 같은 막바지 상황에 MBK가 2000억원 보증에 나선 것은 유의미하다”며 “1년 4개월간 회생절차가 이어지며 경쟁력이 약해진 만큼 몸값은 낮아졌지만 매각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매장 면적 등을 효율화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매각이 가장 최선의 해법”이라며 “부동산 개발을 원하는 인수 희망자의 경우 영업 정상화는 필요 없다. 매장 콘셉트를 바꾸는 것보다 어떻게 매각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형마트 업황도 좋지 않았지만,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미래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서도 “사모펀드 전체를 문제삼을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MBK가 7조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수조원을 차입매수로 조달했는데 이 부분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차입매수를 강화해 금융적으로 역량이 있는 사업자가 인수하는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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