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어 홍해 봉쇄?… 원유수송 빨간불, 韓정유사도 ‘우회로’ 타진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홍해 봉쇄를 위협하면서 22일 유조선들의 회항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홍해를 항해하는 컨테이너선. 게티이미지뱅크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홍해 봉쇄를 위협하면서 22일 유조선들의 회항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홍해를 항해하는 컨테이너선. 게티이미지뱅크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마저 봉쇄될 위기에 놓이면서 글로벌 원유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원유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양대 항로가 막히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홍해 봉쇄를 위협하면서 유조선들의 회항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선박 6척이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들이 봉쇄하려는 곳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후 ‘우회 수출로’로 역할한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다. 후티 산하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OCC)는 글로벌 해운사들에 “사우디 모든 항구에서 선박의 화물 선적 및 하역을 금지한다”고 경고하며 협조를 권고했다.

 

 이후 사우디산 석유를 실은 일부 유조선이 운항을 일시 중단하거나, 수에즈 운하를 향해 기수를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아시아 정유업체들은 사우디 홍해 연안의 얀부항에서 출발한 원유를 북쪽으로 운송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뒤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로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항로는 기존 얀부항에서 홍해를 남하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뒤 아라비아해로 진입하는 항로에서 반대 방향으로 크게 우회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항해가 최대 4주 늘어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운임과 연료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울며겨자먹기로 돌아가길 선택하는 것이다.

 

 한국 정유사 HD현대오일뱅크도 이날 얀부항에서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향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수에즈 운하와 홍해·지중해를 연결하는 이집트 수메드 송유관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을 포함해 선박을 구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봉쇄를 위협하며 국제유가가 뛰어오른 2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봉쇄를 위협하며 국제유가가 뛰어오른 2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는 9월까지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산업통상부는 7∼8월 원유는 전년 평균 대비 110% 이상 확보했으며 9월 도입 원유도 꾸준히 증가해 전년 대비 90% 이상 확보하고 있다고 알렸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홍해가 막히더라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홍해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은 없다고 발표했다. 전날 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이후 국내로 원유를 운송하기 위해 홍해를 통과한 한국 유조선은 모두 15척”이라며 “이중 10척은 한국에 도착해 원유를 하역했고, 5척은 위험 구역을 벗어나 한국으로 운항 중”이라고 알렸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5%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경로로서 더욱 중요해진 바브알만데브 해협에 대한 위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석유 제품 공급에 대한 우려를 더 가중한다”고 전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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