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비롯한 유상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한국형 인공지능(K-AI)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개발도상국에 수자원·보건·에너지 등 분야별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를 구동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까지 묶어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0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유상 ODA 중심 K-AI 패키지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K-AI 패키지’는 국내 AI 기업 및 기술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히기 위한 유상 ODA 중심 프로젝트다. EDCF로 조성되는 기본 인프라에 AI 솔루션,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등을 연계 지원하는 신개념 사업 모델이다. 정부는 수자원, 보건, 에너지, 교통, 농업, 문화, 교육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7개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AI 기술과 부품을 최대한 활용한 사업 메뉴를 마련했다.
◆7대 분야 맞춤형 AI 솔루션…데이터센터·전력까지
분야별로 살펴보면 수자원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한 정수처리와 누수 탐지, 댐 수위 조절 등을 지원한다. 보건 분야에는 암 진단 보조와 신약 개발, 의료정보시스템이 포함되며, 교통 분야에서는 지능형교통체계(ITS), 대중교통 운행 예측, 도로·교량 유지관리 등에 AI를 적용한다.
농업 분야의 스마트팜 통합 제어 및 자율주행 농기계, 문화재 복원, AI 기반 맞춤형 교육과 직업훈련도 사업 메뉴에 담겼다. 기존 데이터 수집·정제·표준화 소프트웨어도 함께 지원한다.
AI가 안정적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전력 인프라 구축도 병행한다. AI 데이터센터는 현지 설치형과 수원국 허브형, 권역별하이퍼스케일 허브형 등으로 다각화하며, 국내 대형 데이터센터를 바우처 형태로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전력 공급시설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연계하되, 전력망이 열악한 국가에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도 지원 옵션에 포함된다.
◆KSP·MDB 연계해 수요 발굴…우즈벡·몽골 등 실증 본격화
이처럼 사업 모델과 인프라 구상을 구체화한 정부는 현지 수요 발굴부터 재원 조달, 국가별 실증 사업까지 다각도의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과 다자개발은행(MDB) 신탁기금, EDCF 현지사무소 등을 통해 수원국의 AI 사업 수요를 발굴할 예정이다.
우선 KSP를 통해 개도국 현지의 AI 전략을 진단하고 후속 투자사업을 기획하는 긴급자문을 추진한다. 이어 MDB 신탁기금으로 수원국의 디지털 도입 여건을 다각도로 점검하는 한편, EDCF 현지사무소를 거쳐 사업 타당성을 가다듬는다.
재원 조달 역시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다변화한다. 사업 성격과 규모에 맞춰 EDCF와 MDB간 협조융자를 결합하거나, KSP를 통한 무상지원 및 개발금융을 다각도로 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K-AI 패키지 사업 메뉴를 수원국과 MDB에 본격적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메디컬 클러스터와 몽골 제2국립 암센터를 대상으로는 AI 기반 암 진단 기술 및 지능형 병원정보시스템 도입을 협의 중이다.
나아가 올해 4분기부터는 수원국 공무원 대상 워크숍과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국내 AI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우리 기업들에는 개도국 사업 정보와 맞춤형 참여 컨설팅을 다각도로 제공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앞으로 K-AI 패키지 사업메뉴를 지속 확충·업데이트하면서 한국형 AI 시그니처 사업을 개발하겠다”며 “국내에 설립하는 글로벌 AI 허브를 통해 이를 개도국에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