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4곳 가운데 1곳 꼴로 향후 3년 내 비수도권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 투자를 고려 중인 대기업들은 법인세 감면 등 세제 및 보조금 등 재정지원을 가장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1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하반기 투자계획’을 확인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비수도권 투자 확대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대기업은 전체의 27.4%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51.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0.7%였다.
대기업들은 지방 신규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조건으로 법인세 등 세제감면 및 보조금 등 재정지원(3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협력업체 등 산업생태계 구축(18.2%), 물류·교통망 확충(13.2%), 전력·용수 등 산업인프라 확충(12.9%) 순이었다. 한경협은 기업들의 비수도권 투자 의향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재정지원과 투자 여건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업들의 지방 투자 때 세제혜택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3년 내놓은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 및 신증설 의향 조사’를 보면 지방 이전 및 신증설 과정에서 도움이 됐거나 혹은 고려를 촉발하게 된 정책적 지원으로는 ‘세제감면이나 공제 등의 세제혜택’을 꼽은 기업의 비중이 37.7%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규제의 적극적 해석 등 중앙·지방정부의 행정 지원(19.7%)’, ‘보조금 등의 재정지원(13.1%)’ 등이 이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지방투자가 실제로 이행되려면 세제혜택 확충과 인력 공급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기업의 비수도권 투자 검토는 ‘5극3특’ 등 지역투자 관련 정책이 적극 추진되고 있는 점과 연관 깊다. 정부는 전국을 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과 강원·전북·제주 등 3대 특별자치권으로 재편해 지역별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5극3특 성장엔진을 육성하기 위해 연내 메가특구특별법을 제정하고, 기업·근로자·창업을 지원하는 ‘지방우대세제 3종’ 패키지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것도 지방주도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한편 대기업 중 79.2%는 하반기 투자 규모를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투자 규모를 더 늘리겠다는 응답은 15.1%였다. 하반기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인공지능(AI)·첨단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33.3%) ▲선제적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29.2%) ▲업황 개선 및 수요 증가(20.8%) 등을 꼽았다. 반면 투자 축소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고환율 및 원자재 가격 부담 지속(38.9%) ▲수익성 악화 및 자금조달 부담(22.2%)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수요 부진(16.7%)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