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증권(ETF·ETN) 시장 과열에 제동을 걸기 위해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투자자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16일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점검회의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5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속히 팽창하면서 변동성 확대와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자 관계당국이 고강도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우선 정부는 투자 수요 자체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본예탁금을 강화한다. 현재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시 1000만원 이상의 예탁금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3000만원으로 상향한다. 또한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은 인정하지 않고 현금만 예탁금으로 인정한다. 신규 투자자는 물론 기존 투자자도 추가 매수 시 동일 기준을 적용받는다. 아울러 거래 경험에 따라 예탁금을 완화해주던 증권사 관행도 금지된다.
국내 상품뿐 아니라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국내 규제 강화로 해외 상품 투자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1좌 단위로 거래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매매수량 단위도 20좌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품 가격을 기초주식 가격에 보다 가깝게 조정해 과도한 투기 수요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단일종목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레버리지뿐 아니라 인버스, 커버드콜 등 단일종목 기반 상품 전체가 대상이다. 또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광고 및 이벤트성 마케팅도 즉시 금지된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대폭 강화된다. 우선 ETF·ETN 가격이 실제 자산가치와 괴리되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한다.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의무는 기존 국내 상품 기준 3%에서 2%로 강화되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를 위반할 경우 신규 종목에 대한 유동성 공급 업무가 제한될 수 있다. 운용사가 관리하는 ETF의 괴리율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규 ETF 상장 제한도 검토된다.
투자유의 종목 지정 절차도 간소화된다. 지금까지 적출, 지정예고, 지정의 3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2단계 절차만으로도 투자유의 종목 지정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급격한 가격 왜곡 발생 시 보다 신속한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교육 제도도 강화된다. 현재 2시간인 교육 과정을 3시간으로 확대하고 실제 손실 사례와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한 심화 교육을 추가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이상 추종하는 구조의 고위험 상품이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에 관련 상품이 없어 투자자들이 홍콩 등 해외시장에 상장된 상품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 시장 도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출시 이후 시장 규모가 급격히 확대됐다. 지난 5월 27일 상장 당시 4조40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이달 15일 기준 11조9000억원으로 늘었고, 거래대금도 10조4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종목에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제기됐다.
관계기관은 8월부터 관련 제도를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필요할 경우 투자자 진입요건 추가 강화, 재교육 의무화, 괴리율 관리 강화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장기투자 유도, 혁신 금융상품 도입 등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정책은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