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행장이 이끄는 케이뱅크가 지난 3월 기업공개(IPO) 완주를 발판으로 본격적인 신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두 차례 상장에 실패했던 케이뱅크는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 입성에 성공했다. 이는 최 행장이 케이뱅크 출범 이후 첫 연임 수장에 오르는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이제 케이뱅크는 ‘상장 성공’에서 ‘상장 이후 성장성 입증과 기업가치 제고’가 더욱 중요해졌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 만료를 앞두고, 최 행장은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SME) 금융, 플랫폼 사업, 인공지능(AI)·디지털자산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해 시장의 우려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자산 제도화 선제 대응…‘스테이블코인 원화 정산’ 기술검증 돌입
최 행장 2기 체제의 첫 신사업 행보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 선점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 종합결제서비스 기업 케이에스넷(KSNET)과 손잡고 디지털자산 기반 정산 환경에서 오프램프(Off-ramp, 가상자산을 원화 등 법정화폐로 전환해 금융 시스템으로 꺼내는 과정) 운영 체계를 검증하기 위한 기술검증에 전격 착수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 3사 실무진은 킥오프 미팅을 진행했으며, 향후 약 5개월간 공동 프로젝트를 이어갈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이 프로젝트에서 핵심 정산 주체로서 환율(FX) 적용과 원화 지급은 물론, 자금세탁방지(AML)와 의심거래보고(STR) 등 은행이 갖춰야 할 디지털 금융 컴플라이언스 체계 전반을 실증한다.
최 행장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USDC 등) 제도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가상자산 정산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에서는 차세대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을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2030년 자산 85조원’ 목표…SME·디지털금융 투트랙 가속화
최 행장은 2030년까지 가계대출과 SME 비중을 5대 5로 맞추고, 고객 2600만명·자산 85조원 규모의 종합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유의 수신·가계대출 중심 성장 모델을 넘어 기업금융과 플랫폼 수익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느냐가 이번 임기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본업인 여수신 경쟁력 강화와 소상공인 여신 확대를 통해 탄탄한 펀더멘털을 증명해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56억원) 대비 무려 108%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106.8%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이익 기준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업비트 의존도 낮추고 주가 상방 모멘텀 확보 총력
현재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오는 10월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 만료 여부다. 일각에서는 타 시중은행의 진입 가능성을 점치며 케이뱅크의 예치금 이탈 리스크를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 행장은 플랫폼 제휴 다변화를 통해 과거 업비트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사업 구조에서 완전히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AI 투자 서비스 확대, 태국 및 아랍에미리트(UAE) 등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실증 등 독자적인 수익원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의 주가는 증시 상황과 맞물려 5000원대 박스권에서 숨고르기를 이어가다 전날 10% 넘게 상승해 6000원에 진입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람다256과 진행하는 스테이블코인 오프램프 사업 등 차세대 금융 비즈니스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향후 상장 이후 주가의 강력한 상방 모멘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