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기업을 가다] 데이터로 중고차 업계를 뒤집다…붕붕마켓

유효선 붕붕마켓 대표.

 

중고차 시장은 오래전부터 ‘레몬 마켓’(정보 비대칭 때문에 상태가 좋은 상품은 점점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하자가 있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차만 남아 거래되는 유형의 시장)으로 불려왔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함을 안고 있는 차량, 불투명한 수수료와 딜러 중심 구조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런 시장 한복판에서 “신뢰를 시스템으로 구현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이 있다. 중고차 직거래 앱 ‘붕붕마켓’이다.

 

붕붕마켓 애플리케이션 화면.

 

◆데이터로 믿음직한 ‘중고차 직거래’ 문화 형성

 

붕붕마켓은 2024년 7월 출시된 중고차 직거래 특화 플랫폼이다.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다운로드 21만 건(2026년 1월 15일 기준), 누적 차량 등록 8만대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하게 앱 다운로드 수 증가가 아니라 실제 거래 증가를 동반한 성장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2025년 7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었다.

 

붕붕마켓의 경쟁력은 익숙한 ‘중고차 직거래’ 모델에 데이터·시스템·편의성을 결합해 업계 관행 자체를 바꾸려 한다는 데 있다. 유효선 붕붕마켓 대표는 중고차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판단 기준’에서 찾는다.

 

유 대표는 “중고차 시장이 ‘레몬 마켓’이라 불리는 이유는 차가 나빠서가 아니라 판단 기준이 그동안 사람의 말에만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저희는 그 기준을 데이터와 시스템으로 완전히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붕붕마켓이 가장 먼저 손댄 부분은 허위 매물과 불투명한 거래 구조다. 가입 단계에서 본인 명의 휴대전화 인증과 차량 번호 입력을 통해 소유주를 이중 인증하는 ‘100% 소유주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입자 명의와 차량 소유주 명의가 일치하지 않으면 아예 매물 등록이 불가능하다.

 

차량 상태 역시 ‘말’이 아닌 ‘데이터’로 보여준다. 정비 전문가가 최대 140개 항목을 점검하는 안심 진단 서비스를 통해 사고 이력, 핵심 부품 상태, 소모품 점검 결과를 리포트 형태로 제공한다. 판매자는 객관적인 진단을 바탕으로 차량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고 구매자는 전문가 수준의 정보를 토대로 매물을 선택할 수 있다.

 

유 대표는 “검증되지 않은 수만 대의 매물보다 확실하게 검증된 한 대가 고객에게는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저희는 단기적인 거래 규모 확대보다, 가장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구조도 단순하게 가져갔다. 붕붕마켓의 개인 간 직거래는 플랫폼 수수료 0%를 원칙으로 한다. 예를 들어 기존 딜러 판매가 3150만원인 차량을 붕붕마켓 ‘내 차 사기’를 통해 직거래하면 매도비·딜러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내 차 팔기’를 이용하면 약 1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허위 매물과 함께 소비자 불만이 큰 수수료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편의성 역시 붕붕마켓 성장의 핵심 축이다. 유 대표가 직접 겪은 중고차 매매 경험이 서비스 출발점이 됐다. 불친절한 응대, 복잡한 서류 절차, 딜러 중심 협상 구조를 경험하면서 “차를 잘 모르는 사람, 여성 고객, 첫 거래 고객까지 누구나 앱 하나로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현재 붕붕마켓 앱에서는 채팅, 진단 신청, 결제, 온라인 명의 이전까지 직거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차량등록사업소 방문이나 각종 서류 발급 없이도 명의 이전을 온라인으로 마칠 수 있도록 ‘카방’과 제휴해 시스템을 연계했다. 판매자는 앱에서 명의 이전을 신청한 뒤 차량 제원·압류 내역 확인과 비용 결제만 완료하면 평균 1시간 이내에 이전이 마무리된다.

 

유 대표는 “구매자는 사기를 당할까 두려워하고 판매자는 차량 등록과 흥정 과정이 번거롭다고 느낀다. 이 두 가지 불편을 동시에 해결해야 직거래가 진정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채팅부터 진단, 결제, 명의 이전까지 모든 과정을 앱 안에서 끊김 없이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붕붕마켓 애플리케이션 화면.

 

◆중고차를 ‘리프레시’ 통해 내차 만들기

 

붕붕마켓의 지향점은 단순한 거래 편의성을 넘어선다. 중고차를 산 이후 ‘내 차가 새로 태어나는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 이를 ‘리프레시(Refresh) 경험’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썬팅 재시공, 자동차보험 가입, 탁송까지 거래 이후 과정을 하나의 패키지처럼 묶었다. 붕붕마켓에서 성능 진단을 마친 차량을 구매한 뒤 앱에서 바로 썬팅 재시공을 신청하고 DB손해보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며 탁송을 예약하면 직접 차량을 가지러 가지 않아도 ‘새 차처럼 정비된 내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썬팅은 티벡스 스튜디오와 제휴해 전문 틴터가 레이노·솔라가드·3M 등 프리미엄 필름으로 작업한다.

 

유 대표는 “저희는 중고차를 단순히 저렴하게만 파는 서비스를 지향하지 않는다. 차량 구매 이후 썬팅, 보험, 정비까지 한 번에 묶어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리프레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고객이 차량을 인도받는 순간 ‘내 차가 새로 태어났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회사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라고 말했다.

 

붕붕마켓은 이 같은 리프레시 전략을 바탕으로 중고차 업계의 오랜 관행에도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딜러 중심 가격 구조, 차량 상태를 둘러싼 정보 비대칭, 거래 이후 서비스 공백을 데이터·시스템·플랫폼으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는 이들의 도전에 힘을 싣는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2022년 30조원대에서 2024년 40조원대로 확대됐고 올해는 50조원대 진입이 예상된다. 이미 신차 시장의 두 배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거래 환경도 빠르게 비대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 수수료와 불신에 대한 소비자 피로감은 여전히 높다. 대표적인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 역시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에서 얻고 있을 뿐 자동차 거래 영역에서는 구조적 불신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붕붕마켓이 수수료 없는 직거래와 검증된 한 대 전략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배경이다.

 

붕붕마켓은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중고차 하면 떠오르는 플랫폼’이라는 인식과 연결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안심 진단 서비스, 제휴 자동차보험, 온라인 명의 이전, 썬팅 재시공, 탁송 서비스는 이미 앱 안에서 연동돼 있다. 여기에 안심결제, 보증 서비스, 사용자 맞춤형 차량 추천, 인공지능(AI) 챗봇 기반 거래 어시스턴트 등 기능을 단계적으로 더해 중고차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4월에는 ‘붕붕옥션’도 준비 중

 

특히 오는 4월 선보일 예정인 딜러 대상 경쟁 입찰 서비스 ‘붕붕옥션’은 직거래를 넘어선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는다. 전국 제휴 딜러가 48시간 동안 입찰 경쟁을 벌이고 판매자는 실시간으로 오르는 경매가를 확인하며 최고가를 선택하는 구조다.

 

유 대표는 “‘붕붕옥션’에서는 딜러가 가격을 깎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경쟁하면서 차량의 가치를 입증하는 참여자다. 직거래의 투명성에 경매의 편리함을 더해 중고차 처분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효선 붕붕마켓 대표.

 

붕붕마켓 내부에서는 “스타트업식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으로 불투명한 중고차 시장 구조를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단기 거래량보다 신뢰도와 재이용률을 핵심 지표로 삼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중고차 시장은 오랫동안 불신 비용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그래서 저희 슬로건도 ‘Trust First’다. 신뢰가 무너진 성장은 결국 독이 된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더 많이 파는 플랫폼이 아니라, 중고차를 가장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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