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트럼프, 취임식서 미국 황금시대 선언

-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겠다"
- 불법이민자 추방 첫 행정명령
- "전 세계에 美 에너지 수출"
- 제조업 강국으로 복귀 선언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의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아메리카 퍼스트’를 재천명하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진행된 취임식의 취임사에서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겠다. 미국의 황금기는 지금 바로 시작된다”면서 “단 하루도 우리가 (타국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곧 더 위대하고 강하며 이전보다 훨씬 더 탁월한 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성장하는 나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부(富)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하고 도시를 건설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선으로 성조기를 들 것”이라며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등 별을 향해 우리의 ‘매니페스트 데스티니(명백한 운명을 의미하는 미국의 영토확장 관련 표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행정명령은 예상대로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추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체류자는 단속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수백만 명의 범죄자, 외국인 범죄자가 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기는 과다 지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진단하며 상품 가격 인하를 끌어내기 위해 새 내각에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강국으로의 복귀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시 한번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인플레를 잡고, 미국의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린 뉴딜은 끝났다”며 “전기 차동차 의무와 정책도 폐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화합’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에서 살아남았던 순간을 언급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신으로부터 목숨을 구제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선거로 기록되길 바란다”며 “우리 사회의 모든 요소가 개선될 것이다. 남녀노소,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도시인 또는 농촌 거주자 관계없이 우리는 7개 경합 주에서 완승했고, 전국적으로 최다 득표를 나에게 줬다”고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전쟁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성공 기준은 전장에서 승리뿐만 아니라 미국이 종식하는 전쟁이다. 미국은 불필요한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 모두 종식돼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영토 확장에 관한 속내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미국이 파나마 운하를 넘겨줬음에도 중국에 (운영권을) 빼앗겼다. 이제 미국이 파나마 운하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취임 일성과 관련해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통상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후 바이든 전 정부 조치 철회, 자국 정치적 이슈,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등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는 예상했던 시나리오”라며 “당장 보편적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는 서명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공약은 대부분 이행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78세7개월의 나이로 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웠다. 또 2021년 45대 대통령 퇴임 이후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사례는 그로버 클리블랜드(22대∙민주) 전 대통령 이후 132년 만에 처음이다.

 

김재원·이화연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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