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영국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역내 생산 우대 정책도 영국의 통상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떠올랐다.
6일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차량이 영국 시장에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으로 거론됐다.
다만 로이터는 해당 보도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으며 업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관세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세율, 시행 시점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EU는 앞서 2024년 10월 중국산 순수전기차(BEV)에 기존 수입관세 10%와 별도로 업체별 7.8~35.3%의 상계관세를 도입했다. 중국 브랜드뿐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차량이 대상이어서 중국산 테슬라에도 추가 관세가 적용됐다.
다만 일부 차량에는 조건부 예외를 인정했다. 올해 2월에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폭스바겐그룹의 컵라 타바스칸에 대해 최저 수입가격과 연간 물량 등의 조건을 전제로 추가 관세 면제를 승인했다.
영국자동차산업협회(SMMT)가 지난 2일 발표한 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영국 신차 등록은 35만518대로 전년 동월보다 12.1%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순수전기차 등록은 9만9199대로 36.3% 늘었다. 전체 신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3%에서 28.3%로 5%포인트 상승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록도 55.7% 증가하며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다.
브랜드별로는 BYD가 2만140대로 전년 동월보다 78.7%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5.75%를 기록했다. 체리 브랜드 등록은 9788대로 660.5% 늘었다. 이들 수치는 순수전기차만이 아니라 동력원 구분 없이 집계한 브랜드 전체 승용차 실적이다.
전체 승용차 모델별로는 체리자동차 계열의 ‘JAECOO 7’이 1만813대로 1위에 올랐다. 순수전기차 부문에서는 BYD의 ‘씰리온7’이 3191대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이 전체 승용차 시장과 순수전기차 시장에서 나란히 상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관세 논의에는 EU와의 산업정책 관계도 얽혀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25일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EU가 영국에 중국산 자동차 관세를 높이고 EU 통상정책과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역내 생산을 우대하는 ‘메이드 인 유럽’ 정책에서 불이익을 피하려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대응도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EU는 영국 자동차산업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SMMT에 따르면 올해 8월 한 달간 영국 승용차 수출 물량의 54.1%가 EU로 향했다. 영국 자동차업계는 자국산 차량이 EU의 우대 정책에서 배제되면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관세 인상이 중국 업체의 영국 투자와 소비자의 저가 차량 구매 기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MMT는 영국과 EU 자동차산업이 깊이 연결돼 있어 영국산 차량을 최대 수출시장에서 사실상 배제하면 양측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측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