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대미투자 발표] 한국, 美에너지 인프라에 272조 투자… 트럼프 일방 발표한 ‘알래스카 LNG’ 쟁점

-한미 전략투자 팩트시트 발표… 대형 원전 8기 프레임워크 합의
-트럼프, 알래스카 한국투자 강조했지만 공식 문건엔 ‘검토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AP/뉴시스

 

 

 한국의 미국에 대한 투자 세부 사항이 공개됐다. 주로 현지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 2000억 달러(약 272조원)를 붓는다는 내용으로, 다만 양국이 ‘검토 착’' 수준으로 공식 합의 문서에 명시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투자 대상으로 못 박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한미 양국은 1일 전략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담은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를 발표했다. 두 나라 정부는 이날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에너지를 포함한 전략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 간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 정부는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조선 협력 1500억 달러(약 204조원)와 전략적 투자 2000억 달러 규모, 총 3500억 달러(약 47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경주에서 진행한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양측의 긴 협상을 가졌고 이날 약 11개월 만에 전략적 투자 2000억 달러에 대한 공식 발표가 이뤄진 것.

 

 팩트시트 세부 사항을 보면 우선 한국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6.472기가와트(GW) 용량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한다. 총사업비는 223억 달러(약 30조4000억원)이며 2029년 1단계 상업운전 개시 이후 단계적으로 2032년까지 전체 설비를 가동한다.

 

 양국은 발전 기자재와 설계·시공, 장기 운영·유지보수 등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발전에 따른 변동비를 수요자가 부담하고 발전소는 설비용량 기준 고정요금을 받는 톨링(tolling) 방식 전력공급계약(PPA)을 통해 향후 20년 동안 430억~450억 달러 수준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양국은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위한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도 합의했다. 이 중 최소 2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로 지어진다. 비용은 대미투자기금에서건설비 1000억 달러와 예비비 200억 달러를 투입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들 원자로가 미국 오하이오·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켄터키주에 지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명 주체는 양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이다. 아울러 한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소수 지분 투자도 추진하며 구체적인 조건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인데, 양국의 시각차가 존재한다. 팩트시트에는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를 통해 한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일방적으로 못 박았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운송·액화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일본 등에 사업 동참을 압박했지만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로 우리 정부는 확답을 전하지 않았던 사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수혜 지역인 알래스카가 다음달 중간선거 격전지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에 따른 성과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부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관해 “투자 여부나 규모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 역시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발표한 대미투자 사업 중 알래스카 LNG 사업은 상업성이 확인되고 대한민국의 법절차에 부합하는 것을 전제로 ’working‘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썼다. ‘working’은 구체적 사업성을 검토하는 작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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