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지난달 1200억 달러로 월 기준 최대 수출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연 수출액 8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수출 1조 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1855억 달러로, 사상 첫 1조 달러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5% 증가한 1209억4000만 달러, 수입은 26.0% 증가한 71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9월 수출은 지난 6월 세운 종전 최대 기록을 넘어 역대 1위에 올랐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4.9% 증가한 56억3000만 달러(7조6500억원)로 사상 처음 50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올해 1~9월 누적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8% 증가한 8145억 달러(1106조7426억원)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전체 수출액(7093억달러)을 훌쩍 넘어섰다. 현재 추세하면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20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선 11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도 23% 늘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2.8% 증가한 603억 달러(81조9356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8월 기록한 종전 최대치인 466억5000만 달러(63조3880억원)를 넘어섰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540억7000만 달러(73조4703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358.6% 증가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28.8% 늘어난 55억4000만 달러(7조5278억원)를 기록했다.
메모리 고정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16Gb 가격은 7월 45달러에서 8월 46.5달러, 9월 48달러로 올랐다. 낸드 128Gb 가격도 같은 기간 30.05달러에서 30.48달러, 30.61달러로 상승했다.
컴퓨터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35.3% 증가한 70억 달러(9조5116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에이전틱 AI 확산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AI 서버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8개월 연속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SSD 수출은 67억7000만 달러로 532.0% 폭증했다.
컴퓨터 수출액은 4월 41억 달러, 5월 42억 달러, 6월 54억 달러, 7월 48억 달러, 8월 62억 달러에 이어 9월 70억 달러로 확대됐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21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4% 증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아이폰용 부품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한 6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이었던 추석 연휴가 올해 9월로 이동하면서 조업일수가 줄고 중고차 수출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일평균 자동차 수출은 5.5%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내연기관차 수출은 31억6000만 달러로 13.9% 감소한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18억4000만 달러로 8.8%, 전기차는 10억6000만 달러로 1.1% 증가했다. 신차 수출은 56억 달러로 4.4% 늘었지만 중고차는 4억5000만 달러로 56.8% 감소했다.
선박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9% 증가한 3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물량이 늘면서 물량과 단가가 함께 상승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72억2000만 달러, 39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2.0%, 5.1% 증가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감소와 홍해 수송 위험 확대 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수출단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수출물량은 석유제품이 6.9%, 석유화학이 19.1%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은 1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1.4%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중국·미국·아세안·EU 등 주요 지역에서 고르게 증가하면서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11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다. 면류·소스류 등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기호식품과 수산가공품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9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3.71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2.4% 상승했다.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t당 1267달러로 84.7%, 석유화학은 t당 1416달러로 30.0% 올랐다.
이차전지 수출은 7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0% 증가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와 광물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수출물량과 단가가 개선되면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철강 수출은 22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미국의 관세와 유럽연합(EU)의 관세할당제(TRQ) 등 수입규제 강화에도 AI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 증가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403억7000만 달러 증가한 498억5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월간 무역흑자가 400억 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9월 누적 무역흑자는 2525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027억 달러 늘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