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모닝] 1340원대 환율 안심할 때 아니다?…“美 국채발 충격, 국내 증시·취약차주로 번질 수도”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1원 오른 1345.6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1원 오른 1345.6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앉은 가운데, 이번 하락세는 ‘미국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는 전통적인 공식이 깨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미 국채시장 불안이 향후 국내 증시 충격과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 가중이라는 복합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1원 오른 달러당 1345.6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장중에는 전날에 이어 1330원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 한때 1550원선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40원대 안팎으로 하락한 배경에는 미 국채 금리 급등세 속에서도 달러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지 못하는 이례적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이날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미 국채 장기금리 상승의 구조적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7% 안팎, 30년물 금리가 5.3%를 웃도는 등 장기금리가 급등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대보다는 실질금리와 기간프리미엄 상승이 주도하고 있다. 연준의 양적긴축과 글로벌 공적 수요 축소로 가격에 민감한 민간 부문이 듀레이션 위험을 더 많이 떠안게 되면서 수급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구조적으로 확대된 데다, 미 재정 불안 요인이 겹친 탓이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만성적 재정 불안이 달러 약세를 유발하며 일차적으로 원·달러 환율을 1340원대까지 끌어내렸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라고 짚었다. 미 재정 및 채권시장 불안은 달러 약세를 통한 ‘원화 절상’ 경로뿐만 아니라, 미 금리 급등이 국제금융시장의 위험회피를 자극해 신흥국 통화인 원화를 급격히 절하시키는 상반된 경로를 함께 지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에 의존하는 헤지펀드의 차익거래 포지션 청산 등 미 국채시장의 조정이 급격한 시장 불안으로 번질 경우, 위험회피 경로가 전면에 등장하며 환율 흐름이 급반등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 국채발 충격이 국내 주식시장과 취약차주로 전이될 위험성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기간프리미엄과 실질금리가 주도하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미래 현금흐름에 의존하는 성장주일수록 할인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미 장기 국채금리 급등 충격에 코스피가 하루 만에 5.8% 폭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5년간 미 국채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크게 낮아져 채권의 완충 기능이 약해진 만큼, 미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이 글로벌 위험선호 위축과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져 국내 증시를 재차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대출시장과 취약차주로 이어지는 연쇄 타격이다. 최근 국내 국고채 장기금리는 초장기물 공급 확대 등 자체 수급 부담을 안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미 국채 기간프리미엄에 민감하게 동조해 온 만큼 대외 충격이 가세해 국고채 금리를 추가로 밀어 올릴 수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은행채와 회사채 등 민간 조달비용의 전방위적 상승으로 직결된다.

 

여기에 7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재개되면서 단기금리에는 통화긴축이, 장기금리에는 기간프리미엄 상승이 작용해 수익률곡선 전반에 걸쳐 강력한 금리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가계대출의 경우 이러한 금리 상승이 이자 부담으로 빠르게 전가된다”며 “한계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와 연체율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철저히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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