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수입차 시장에선 ‘카푸어(Car Poor)’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자신의 수입에 비해 비싼 차를 구매하던 20대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20대 사이에선 눈높이를 낮춰 중고차를 선택하는 ‘실속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0대가 구매한 중고차는 1만8274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1.2%나 늘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구매량이 증가한 연령층은 20대가 유일하다.
올해 들어 20대의 중고차 구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 1~7월 20대가 사들인 중고 승용차는 12만7277대로 전년 동기(9만5650대)보다 3만1627대(3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산 중고 승용차는 103만8449대로 3.2% 줄었지만 20대 구매량 만큼은 상향 곡선을 그렸다. 개인 중고 승용차 구매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8.9%에서 올해 12.3%로 3.4%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1월 12.1%를 기록한 이후 7월까지 매달 12%대를 유지하고 있다.
20대의 중고차 구매가 늘어난 데는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신차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데다 경기 불확실성까지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구매 예산이 제한적인 20대 소비자에게는 같은 비용으로 다양한 차종을 선택할 수 있는 중고차의 매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구매 차종을 보면 불경기에 잘 팔리는 경차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하다. 지난달 중고차 판매량 상위 5대 중 3대가 경차다. 1위 기아 모닝이 3296대로 1위를 차지했고, 기아 뉴 레이가 2위(3294대), 쉐보레 스파크가 5위(2834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고유가와 차량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20대가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소비 패턴으로 이동했다.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