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됐다” 거짓말에 101일 방치…숨진 실종자, 숙소 5분 거리에 있었다

경찰이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된 장미란씨 시신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이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된 장미란씨 시신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10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의 시신이 당초 거주하던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불과한 곳에 방치되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초동 대처 부실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6분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숲에서 장미란(37·여)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지난 5월 15일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101일 만이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장씨의 거주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도보로 5분 남짓한 거리에 불과했다.

 

현장에서는 장씨의 휴대폰과 수색 전단에 기재된 금팔찌가 함께 발견됐으며, 지난 5월 12일 밤 외출 당시의 옷차림과도 일치했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헬기와 함정, 드론, 경찰견 등을 동원해 전방위 수색을 펼쳤으나, 휴대폰 기지국 발신 지점인 한림항 일대(약 2km 거리)에 수색을 집중하면서 정작 숙소 인근은 제대로 수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사건은 경찰의 조직적인 부실 수사 정황이 포착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장씨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직무유기 및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30대) 경장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1차 실종 신고 접수 당시 장씨의 생사를 확인하지 않고, 가족들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속인 뒤 사건을 임의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부 경장의 말을 믿고 기다리던 가족들은 7월까지 연락이 닿지 않자 7월 19일 2차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은 그제야 직무유기 정황을 확인해 부 경장을 직위해제했다.

 

부 경장은 지난 7월 2일 접수된 60대 남성 A씨의 실종 신고 역시 “본인이 위치 알림을 거부한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을 시스템에 입력한 후 종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부 경장은 현재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 경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전담반을 편성했으나, 법원이 체포적부심을 인용함에 따라 부 경장은 현재 석방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