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금천·구로가 더 빠르다?…전세시장 매물 별따기

사진은 최근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사진은 최근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외곽 지역부터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강남권 고가 전세보다 중랑·금천·구로·노원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 감소 폭이 훨씬 크게 나타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먼저 좁아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랑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75건으로 1년 전 427건보다 82.5% 줄었다. 금천구는 244건에서 70건으로 71.4%, 구로구는 476건에서 142건으로 70.2% 감소했다. 노원구도 같은 기간 70.1% 줄었다.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이 2만4654건에서 2만876건으로 15.4%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외곽 지역의 감소 속도가 두드러진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전세 진입 장벽이 낮았던 곳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상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거래금액은 6억6015만원이었지만 중랑구는 4억3871만원, 노원구는 3억4060만원, 구로구는 4억2323만원이었다. 평균 거래금액 기준으로 서울 평균보다 2억~3억원가량 낮은 지역에서 전세 매물 감소가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매물 부족은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한 달 새 1.28% 상승했다. 신규 전세를 구하기보다 기존 집에 머무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직방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신규계약 비중은 1월 52.6%에서 6월 45.0%로 낮아진 반면 재계약 비중은 47.4%에서 55.0%로 높아졌다. 지난 4월부터는 재계약 비중이 신규 계약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중심의 거래가 강화된 점과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재계약 증가가 신규 전세 물량을 줄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지난해 10월 20일부터 효력이 발생했고 주택 매수자에게 원칙적으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다.

 

다만 최근 전세 매물 감소를 토지거래허가제만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일부 ‘세 낀 매물’ 거래를 한시 허용하는 등 제도를 완화했고,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 증가와 신규 입주 감소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중저가 전세의 감소가 단순한 지역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전세가 줄면 세입자는 더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거나 경기 외곽으로 이동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약 2만9000가구로 지난해 4만3000여 가구보다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확대책이 실제 입주 물량으로 연결되기까지 시차가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서울 전세시장의 부담은 고가 지역보다 ‘가격 방어선’ 역할을 해온 중저가 지역에서 더 크게 체감될 가능성이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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