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빗장 풀자 휘발유 마진 급락…정유사 4분기 셈법 복잡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에 의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에 의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확대 신호에 아시아 휘발유 정제마진이 급락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4분기 수익성에 변수가 생겼다. 정부가 경유 수출 제한을 일부 풀기로 한 가운데 휘발유와 경유의 수출 여건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31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30일 아시아 휘발유 정제마진은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약 11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절반 넘게 떨어졌다. 지난 1일 기록한 50.53달러에서 약 78% 하락한 것으로,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실제 정유사의 영업이익과는 구분된다.

 

급락의 배경에는 중국의 추가 수출 허용과 재고 증가가 있다. 중국은 이례적으로 올해 네 번째 휘발유·경유·항공유 수출 쿼터를 배정했다. 올해 전체 허용량은 지난해보다 6% 많아졌다.

 

원자재 분석업체 스파르타커머디티스는 남은 쿼터를 모두 소진하려면 11월과 12월 각각 약 600만t을 수출해야 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수출 허용량이 실제 선적 물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석유제품 거래 중심지인 싱가포르의 경질유 재고도 28일 기준 1130만4000배럴로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시기 약 1300만배럴보다는 적어 공급 과잉이 굳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내 정유사에는 복합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9일 경유 수출량 상한을 전년 동월의 100%에서 최대 110%로 조건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내수 공급 의무와 적정 재고를 충족하는 정유사의 11월 수출 물량부터 적용된다. 휘발유와 등유의 일반적인 수출 제한은 유지된다.

 

경유 수출 확대는 세계적인 경유 공급 부족 속에 국내 정유사의 판매 기회를 늘릴 수 있다. 반면 중국산 물량이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리면 휘발유 수출 채산성은 압박받을 가능성이 있다. 원유를 정제할 때 여러 제품이 함께 생산되는 만큼 특정 유종의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기도 쉽지 않다.

 

실적 반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조70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2.5% 늘었다고 발표했다. 석유 사업 자회사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은 1조2058억원이었다. 다만 그룹 전체 실적에는 윤활유·에너지 등 다른 사업이 포함돼 휘발유 정제마진 변화만으로 향후 실적을 예단할 수는 없다.

 

소비자 기름값이 곧바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이르다. 이달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855.7원으로 전주보다 0.4원 내렸지만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배럴당 114.8달러로 2.6달러 올랐다. 국내에는 정유사 공급가격 최고가격제도 적용 중이다.

 

중국의 실제 수출 선적 규모와 경유 수출 제한 완화 이후 국내 정유사의 제품별 수출 실적이 4분기 수익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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