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도 안 뗀 건물주…미취학 아동 179명, 임대소득 올렸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청년층 내에서도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자산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기저귀도 안 뗀 0~1세 아동을 비롯해 미취학 아동 180여명이 지난해 ‘부모 찬스’로 추정되는 부동산 임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연도별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소득 현황’을 보면 2024년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한 0∼5세 아동은 179명으로 집계됐다. 0∼1세가 9명으로 나타났고, 2세 15명, 3세 33명, 4세 51명, 5세 71명이었다.

 

1인당 평균 부동산 임대 소득 금액은 0∼1세 1470만원, 2세 1230만원, 3세 1840만원, 4세 1470만원, 5세 1500만원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린 0∼5세 인원은 2020년 252명, 2021년 238명, 2022년 250명, 2023년 217명에서 2024년 200명 밑으로 떨어졌다.

 

 2024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와 비교하면 0∼5세 인구(158만2000명) 중 0.01%에 해당하는 인원이 학교에 가기도 전에 부모나 조부모에게서 받은 재산으로 불로소득을 벌어들인 셈이다.

 

 범위를 18세 이하 미성년자로 확대하면 총 3233명이 부동산 임대소득으로 총 555억8400만원을 신고했다. 해당 연령대 인구(732만5000명) 가운데 0.04%를 차지하는 인원이다. 1인당 평균 부동산 임대소득은 172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대체로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한 인원도 늘었다. 7∼11세는 100명대를 기록하다가 12∼14세에는 200명대, 15세부터 18세까지는 300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5년으로 분석 기간을 늘려보면 2020∼2024년 매년 3000명 이상의 미성년자가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했다. 이 기간 1인당 소득 금액은 평균 1720만∼1850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부동산 임대소득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과정이 불법은 아니지만 수도권 아파트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집값 상승으로 청년층의 주거난이 심화하는 상황이어서 미성년자의 부동산 임대소득 확산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대물림이 청년들의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진석 의원은 “조기 상속·증여 영향으로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소득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세청은 미성년자 명의 부동산의 자금출처를 살피고 변칙 상속·증여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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