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에 더 가혹한 밥상 물가…쌀·달걀 이어 수산물까지 '들썩'

지난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은평구에서 홀로 생활하는 71세 A씨는 최근 전통시장을 찾을 때마다 훌쩍 뛴 식재료 값에 숨이 턱 막힌다. 기초연금과 공공근로 수당 등으로 한 달을 빠듯하게 꾸려가는데, 쌀 한 포대와 달걀 한 판을 고르고 나면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해다. A씨는 “끼니를 거를 수도 없는 노릇인데 쌀과 달걀, 채솟값이 너무 뛰어 고기는커녕 생선 한 토막 집어 들기도 겁난다”며 “곧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데 상차림은 고사하고 당장 하루 세끼 챙겨 먹는 것조차 버거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쌀과 달걀 등 밥상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저소득 취약계층의 식비 부담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보다 훨씬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식비 지출은 월평균 89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소득 계층별로 살펴보면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소득 2분위 가구의 식비 지출이 월평균 65만7000원으로 1년 새 6.9% 늘어나 전체 5개 분위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전체 평균 증가율(3.3%)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역시 식비로 월평균 47만3000원을 지출해 1년 전보다 6.1% 급증했다. 반면 소득 4분위의 식비 지출 증가율은 3.1%(110만8000원), 3분위는 2.0%(84만1000원),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1.8%(137만8000원)에 그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구들은 식비 증가율이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저소득층의 타격이 유독 큰 이유는 생계 유지에 필수적인 기초 식료품 가격이 집중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 품목을 대체하거나 소비량 자체를 줄이기 어려운 품목 위주로 물가가 뛴 탓이다. 실제로 2분기 품목별 물가 상승률을 보면 쌀이 13.2% 급등하며 4분기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고 감자(11.1%), 파(10.0%), 간장(9.3%), 달걀(9.0%) 등 기본 식자재와 양념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여기에 삼각김밥(4.0%), 떡볶이(4.0%), 자장면(3.9%), 해장국(3.8%) 등 서민층이 자주 찾는 저렴한 외식 메뉴 가격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0%)을 웃돌며 부담을 키웠다.

 

문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주요 수산물 가격마저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조업 부진과 고수온 영향으로 오징어(15.4%)와 갈치(7.8%) 가격이 1년 전보다 크게 뛴 데다, 대표 양식 횟감인 광어(6.5%) 가격까지 일제히 올랐다. 지난달 오징어 생산량이 전년 대비 28.7% 급감하는 등 공급 차질이 이어진 탓이다. 명절 제수용품과 먹거리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와 맞물려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실질적인 생계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소득 수준에 따라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이 크게 다른 만큼 복지 급여 산정 시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명절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수급을 점검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확대해 취약계층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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