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은 ‘레버리지’ 후폭풍…해외선 빗장, 국내선 책임론 ‘점화’

뉴시스
뉴시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후폭풍이 국경을 넘었다. 국내에서 증시 변동성 확대와 제도 파행으로 책임론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금융당국이 한국 시장을 반면교사 삼아 관련 상품 판매에 선제적으로 빗장을 걸어 잠갔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증권사가 해외에서 설정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일본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사실상 금지했다. 금융상품거래업 관련 Q&A 개정안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유통이 “공익상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히며 사실상 규제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단일종목을 대상으로 한 레버리지형 ETF 상장이 허용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본 주식과 연동되는 레버리지형 ETF가 해외에서 승인된 뒤 일본 증권사를 통해 외국 투자신탁 형태로 도입될 경우 일본 안에서도 투자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일본 금융청은 자국 주식과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 판매가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켜 가격 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닛케이는 지난 5월 한국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개인 자금 쏠림과 주가 급등락이 빚어지자 당국이 규제에 나선 사례를 이번 조치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한국이 상품을 도입한 뒤 시장 혼란을 겪고 사후 규제에 나선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시장 유통 전 선제적인 빗장을 걸어 잠근 모습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해당 상품이 초래한 변동성 여파로 신설 제도마저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입법예고할 애프터마켓 도입 관련 시행세칙 개정안에서 상장지수상품(ETP)을 거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앞서 거래소는 투자자 편의 확대를 위해 상장지수상품의 야간 거래 허용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반도체 조정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시장 변동성을 과도하게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계획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혼란과 제도 파행이 겹치면서 정치권의 문책론도 거세지고 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와 관련해 “도입한 사람들이 너무 근시안적이었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해 시장 참여자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관련 인사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필요하며 그냥 넘어가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열리게 될 국정감사에서는 삼전닉스 레버리지 사태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급락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손실과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지난달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이 금융위와 금감원을 상대로 책임을 추궁한 만큼, 이번 국감에서는 상품 도입 과정의 사전 위험성 검토 부실과 심사 적정성, 사후 규제 강화의 타당성 등이 집중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안의 파급력을 감안해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국감 증인 출석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