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교섭을 두고서 산업계의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은 노사가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고 임단협 난항을 겪고 있는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오는 27일까지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투표에서 50.08%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노사는 재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급 지급 방식 등을 중심으로 세부 안건을 다시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 노조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뒤 사측과 재협상에 나선 전례가 있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20일 임금 6.3% 인상과 함께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급 주식 중 40%는 해당 연도에 매도가 가능하며 20%는 2년에 걸쳐 10%씩 이연 지급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전체 조합원 8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전체 조합원 중 과반 찬성 시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역대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투표가 부결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가결 가능성이 높다.
노사는 6월 2일 임단협 상견례를 한 이후 지금까지 15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공정 성과 공유, 휴가비·축하금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기, 신규 채용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는 달리 10년만의 전면파업까지 갔던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합의 가능성을 높였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4일부터 울산공장에서 1박2일간 마라톤 교섭을 벌인 끝에 이날 오전 1시30분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오는 31일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임금교섭은 최종 마무리된다. 111일간 이어진 올해 임금교섭이 타결되는 것이다.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0만원 인상이 담겼다. 성과금은 400%에 현금 127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 주식 15주와 50만원 상당 포인트도 지급한다. 하기휴가비는 기존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린다. 노조가 당초 요구했던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에는 미치지 못한다. 상여금과 고정급 인상은 내년 단체교섭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막판 쟁점이었던 신규 채용과 정년연장에서도 접점을 찾았다. 현대차는 2027~2028년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정년연장은 향후 관련 법률이 개정될 경우 임금피크제 확대 없이 시행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손해배상·가압류 10건도 모두 해지하기로 했다.
이번 잠정합의는 10년 만의 전면파업 이후 나흘 만에 이뤄졌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를 이어갔고 지난 21일에는 8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교섭 과정에서 누적 파업시간은 60시간에 달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