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역량을 총동원해 주택공급에 속도전을 편다. 조만간 주택공급 후속대책을 발표해 수도권 물량 확대와 규제 완화 등 제도적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방안을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부동산 정책 점검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수도권 공급 대책을 점검했다. 6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전폭적인 공급 확대와 더불어 이를 신속하게 실행할 방안에 대한 검토가 폭넓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회의 이후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주택공급 관계부처들은 주말을 반납한 채 후속 공급대책에 담길 세부 내용을 막판 조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번 대책에는 비아파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다양한 주택 유형과 사업 방식을 활용한 공급 확대책과 함께 민간 업계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책이 함께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과 관련해 사업 안정성과 추진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보완책을 제시할 전망이다. 도심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행정절차와 공사 기간이 짧아 신속 공급이 가능하다. 최근 국토부와 금융위는 주택 관련 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을 종합적으로 청취한 뒤 금융, 세제, 대출 등 여러 영역에서 원활한 사업 추진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주택 수요가 많은 도심 입지에 현실성 있는 물량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가로 발표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이 이번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도심복합사업은 민간 재개발만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역세권과 저층주거지 등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사업자가 참여해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고밀 개발하는 방식이다.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등 일부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일반 재개발보다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부는 도심복합사업을 통해 2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추가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활용도 고려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일대, 수서차량기지 등이 그린벨트 활용 후보로 거론된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권 군부대와 국공유지 등도 함께 검토 대상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구윤철 재경부 장관 겸 부총리는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하고 국가가 보유한 군 시설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린벨트 개발은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대책으로 분류된다.
금융위는 현장과 건설업계 건의사항을 중심으로 공급자 금융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적보증 확대,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일부 완화 등이 주요 방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간 정책 공조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양측이 주요 방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자칫 주택공급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예로 그린벨트 해제 등은 지자체 협조가 필수지만, 서울시는 정부의 주택공급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만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의 택지 전환에 관해서도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마지막 자산까지 허물어가며 아파트를 짓는 것은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