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국고채 입찰 담합 혐의…국민·농협·하나 등 PD사 15곳 제재 논의 착수

공정거래위원회가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와 은행이 담합한 혐의를 포착해 곧 심의에 넘긴다. 사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와 은행이 담합한 혐의를 포착해 곧 심의에 넘긴다. 사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공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를 받는 국내 주요 증권사와 은행에 대한 제재 수위가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결정될 걸로 보인다. 15개 국고채 전문딜러(PD) 사업자들이 짬짜미한 걸로 의심받는 입찰 규모가 무려 76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과징금도 역대 최대 수준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PD 15개사…국고채 입찰 짬짜미 의혹

 

 6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국고채는 재정경제부가 국가재정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다. 대부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된다.

 이번에 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을 받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NH투자∙KB∙한국투자∙키움∙메리츠∙대신∙교보 등 10곳이다. KB국민∙NH농협∙하나∙IBK기업∙산업 등 은행 5곳도 해당한다.

 이들 15개 국고채 PD사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간 국고채 입찰에 참여하면서 정보 교환 등 담합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PD사들이 국고채 경쟁입찰 과정에서 금리와 가격, 물량 등 정보를 사전에 공유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형성, 정부의 국채 조달 비용 부담을 키웠다는 게 의혹의 핵심 골자다.

 사안을 조사한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의 담합 행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시정조치는 물론 과징금 부과, 법인과 전현직 임직원 고발 등의 제재 의견을 제시한 걸로 알려졌다.

 담합에 영향받은 입찰 규모는 약 76조2000억원에 이르는 걸로 파악됐다. 최대 과징금 부과율은 20%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담합 사건으론 역대 최대 수준인 15조원가량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구체적인 조치 수준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최종 제재 수위는 국고채 시장 상황과 파급효과, 피심인들의 재무 상태도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이달 중 전원회의 열려 제재 수위 결정될 수도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정보교환 행위를 담합으로 볼 수 있을지다.

 경쟁입찰 과정에서 금리와 가격, 물량 등 정보를 공유한 건 통상적인 시장 동향 파악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공정위 심사관은 PD사들이 관행적 소통을 넘어서는 입찰 금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빈번한 합의, 담합과 정보 교환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담합이라고 결론 난다고 하더라도 그다음 단계인 과징금 산정 기준을 정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공정위 심사관이 산정한 관련 매출액은 낙찰 금액이다. 법령상 입찰 담합은 계약 금액, 구매 담합은 구매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PD사들은 낙찰 금액은 매출액과 직접 연관되지 않는다며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반박한다.

 공정위 심사관의 위법성 판단과 제재 의견은 향후 전원회의나 소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판단이 이뤄진다.

 공정위는 전원회의 일정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달 중으로 전원회의가 열려 제재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5월 국고채 등 담합 사건과 관련해 가급적 3분기 중에 심의가 이뤄질 수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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