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10%만 모여도 협상권?…가맹사업법 시행령에 쏠리는 눈

공정위, 가맹점주단체 등록제와 협의의무제 입법예고
프협 “프랜차이즈 통일성 저해상시분쟁 초래”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가맹본부는 앞으로 가맹점주 10%나 1000명 이상 가입한 점주 단체와 의무적으로 협의를 해야 한다.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다.

 

업계는 이 경우 프랜차이즈의 핵심인 브랜드 운영의 통일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우려하며 즉각적인 전면 재검토 및 재입법예고를 강력히 촉구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내달 14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이와 함께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 및 거래조건 변경 협의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도 24일까지 행정 예고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과 단체등록 고시 제정안은 올해 12월 3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가맹사업법에 맞춰 가맹점 사업자 단체(점주 단체)의 등록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 가맹사업법은 점주 단체의 공정위 등록제를 도입하는 한편 등록 단체가 협의를 요구할 경우 본부의 협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협의에 임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린다.

 

공정위에 등록이 가능한 점주 단체는 동일한 영업 표지(상호·상표·간판 등)를 사용하는 가맹점주 가운데 10% 이상 또는 1000명 이상 가입한 곳이다. 가입자 수는 최소 30명이다. 가입비율이 30% 미만인 경우에는 미가입 가맹점주에 대한 의견수렴절차를 거쳐 대표성을 보완하도록 했다.

 

등록 점주 단체가 서면 등을 통해 가맹본부에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회의록 작성·협의 결과 통보 의무가 생긴다. 협의 참석자는 가맹본부 소속 임직원, 등록 단체의 구성원으로 하되 당사자의 적법한 대리인도 포함된다.

 

소모적인 협의 절차를 막기 위해 동일한 협의 주제에 대해서는 180일 동안 가맹본부에 요청할 수 없도록 했다. 별개 협의 주제에 대해서도 60일 동안 요청을 못하게 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으로 가맹점주의 협상력이 강화되는 한편 점주 단체의 난립, 무분별한 협의 요청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는 후속 조치를 거쳐 연내에 시행령 개정 및 고시 제정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1000여개 회원사들은 이날 공정위의 입법예고안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가맹점주단체 등록 비율 요건을 35~50% 수준으로 상향하는 등 재입법예고를 촉구했다.

 

협회는 전체의 10%(최소 30개)라는 극히 낮은 요건은 한 브랜드 내 최대 10개 이상의 단체가 난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대표성 없는 단체와의 협의 결과가 다른 단체나 미가입 점주에게 미치지 않는 구조로, 단체 난립과 소모적인 협의가 상시화돼 브랜드 통일성은 물론 소비자 신뢰까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협의 대상을 가맹계약서 기재사항 전반과 광고·판촉으로 확대한 점도 독소조항 중 하나로 꼽으며 협의 대상 축소를 요구했다. 필수품목 가격, 점포 운영기준, 교육·지원 등 가맹본부의 고유 경영권까지 협의 테이블에 오르면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동일 주제의 재협의 제한기간을 현행 180일에서 최소 1년 이상으로 확대하고, 비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 대리인 개입을 엄격히 제한할 것도 요청했다.

 

협회는 “정부는 갈등을 제도화하는 시행령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생과 산업 발전을 이끄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합리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본 협회는 전 회원사 및 산업계 전체와 연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할 것임을 엄중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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