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테마파크에서는 거대 괴수와 작은 반딧불이가 나란히 관람객을 맞는다. 한쪽에서는 영화 속 괴수들의 전투가 현실로 펼쳐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한여름 밤을 은하수처럼 밝힌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월드는 최근 초대형 어트랙션 ‘콩×고질라: 더 라이드’를 선보였다. 에버랜드도 ‘한여름밤의 반딧불이 축제’를 시작했다. 두 콘텐츠는 ‘블록버스터급 스릴’과 ‘자연이 만드는 낭만’이라는 상반된 매력으로 여름방학을 맞은 가족 관람객을 공략한다. 최첨단 기술로 영화 세계관을 구현한 모험과 작은 생명들이 완성하는 생태 체험이 같은 시기 테마파크 무대에 오르는 셈이다.
◆11분간 괴수 전투 한복판으로
롯데월드의 ‘콩×고질라: 더 라이드’는 영화 ‘몬스터버스’의 세계관을 체험형 어트랙션으로 구현했다. 탑승객은 비밀 조직의 요원이 돼 11분간 거대 괴수들의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을 통과한다. 대형 영상과 움직이는 장치, 특수효과 등을 활용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콘텐츠의 핵심은 단순히 빠른 속도나 낙하감을 앞세운 놀이기구가 아니라, 관람객이 이야기 속 인물로 참여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탑승객은 임무를 부여받고 괴수들의 충돌을 따라가며 하나의 서사를 완주하게 된다. 영화 속 세계관을 직접 경험하고 압도적인 볼거리와 긴장감을 원하는 관람객에게 적합한 콘텐츠다.
◆수천 마리 반딧불이가 만드는 밤의 은하수
에버랜드의 ‘한여름밤의 반딧불이 축제’는 자연이 연출하는 장면을 앞세운다. 체험장의 조명이 모두 꺼지면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일제히 날아오르며 빛을 밝힌다. 대형 스크린이나 특수 장치 없이 반딧불이가 내는 빛만으로 밤하늘의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관람객은 캠핑 의자와 모닥불 조형물 등이 설치된 ‘별빛 캠핑장’에서 여름밤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주키퍼의 설명을 통해 반딧불이의 한살이와 빛을 내는 이유 등 생태 정보도 배운다.
에버랜드의 반딧불이 체험은 2017년부터 운영돼온 프로그램이다.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반딧불이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반복 관람객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더 많은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료 체험에서 무료 축제로 전환했다. 체험장 일대도 캠핑 테마로 꾸며 생태 교육과 여름밤 나들이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1분의 괴수전과 한여름밤의 은하수…두 모험의 매력
두 콘텐츠의 대비는 등장 소재에서도 뚜렷하다. 영화 속 설정상 고질라의 무게는 약 10톤, 반딧불이 한 마리는 약 0.1g으로 무게 차이가 약 1억배에 이른다.
한쪽은 거대한 몸집으로 땅을 뒤흔들며 짜릿함을 선사하고, 다른 한쪽은 작은 몸에서 나오는 빛으로 자연의 신비를 보여준다. 관람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방식도 다르다. ‘콩×고질라: 더 라이드’는 비밀 요원이 돼 괴수들의 전투를 통과하게 하고, 반딧불이 축제는 관람객 각자가 여름밤의 풍경을 천천히 관찰하며 추억을 만들도록 한다.
거대 괴수들의 세계를 통과하는 11분의 모험과 수천 마리 작은 생명이 완성하는 한여름밤의 은하수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여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