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7월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이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넘어섰고, 전체 수출은 988억9000만달러로 역대 월간 기준 두 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303억2000만달러 흑자를 내며 두 달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았다.
반도체 호황은 7월에도 이어졌다. HBM과 DDR5를 중심으로 한 AI용 메모리 수요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8% 증가한 4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6월(448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채용 가능성과 중국의 신규 AI 모델 공개 등 변수에도 D램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수출을 뒷받침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8% 증가한 988억9000만달러, 수입은 26.5% 늘어난 68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303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누적 무역흑자는 168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1억달러 늘었다.
월간 수출은 14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도 69.6% 증가한 41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30억달러를 넘어섰다.
20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1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컴퓨터 수출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용 SSD 수요 증가로 404.0% 늘어난 4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는 보급형 제품의 수익성 둔화에도 갤럭시 S2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51.0% 증가한 18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아이폰 등 신제품 공급 효과로 2.4% 늘어난 1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62억4000만달러로 7.0%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난 데다 주요 업체의 하계휴가 일정 변경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내연기관차 수출은 3.1% 감소한 36억5000만달러였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22.2% 증가한 1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중고차 수출은 중동 전쟁과 주요국 규제 영향으로 27.2% 감소한 6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선박 수출은 LNG 운반선과 탱커 인도 확대에 힘입어 46.9% 증가한 32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단가 인상 효과로 34.1% 증가한 5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출 물량은 8.8% 감소했다. 석유화학도 원료 가격 상승으로 수출액은 10.3% 늘었으나 내수 공급 확대 영향으로 물량은 9.1% 줄었다.
철강은 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송유관 교체 수요 등에 힘입어 4.4% 증가한 23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반기계는 첨단 제조업 투자 확대 영향으로 5.9% 증가한 45억3000만달러, 전기기기는 전선과 전동기 수출 호조로 13.9% 증가한 17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신성장 품목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는 바이오시밀러 점유율 확대와 유럽 공급 증가로 30.4% 늘어난 15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7월 최고 실적을 냈다. 화장품은 미국과 유럽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힘입어 37.8% 증가한 1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농수산식품은 10억9000만달러, 생활용품은 8억2000만달러로 각각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9대 수출시장 가운데 8곳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호조로 96.2% 증가한 216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AI 관련 품목 증가에 힘입어 68.7% 늘어난 17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자동차 수출은 현지 생산 확대 영향으로 부진했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선박 수출 증가로 73.7% 늘어난 188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럽연합(EU)도 반도체와 선박 등을 중심으로 55.7% 증가한 9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은 일반기계와 석유화학 수출 회복으로 24.7% 증가하며 올해 들어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7월 수입은 685억6000만달러로 26.5%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50.1% 늘어난 14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단가는 44% 상승했고 물량도 7%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와 석유화학 제품 등 비에너지 수입도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호조와 함께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는 등 수출 저변이 확대됐다"며 "미국의 추가 관세와 보호무역 강화, 중동 정세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통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