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와 짧은 하의가 다시 패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2026년 봄·여름 시즌에는 미니 길이의 스커트와 드레스, 로우라이즈 하의, 슬립 스커트처럼 다리 라인을 드러내는 아이템이 주요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옷은 짧아지고, 실루엣은 가벼워졌다. 자연히 허벅지 안쪽살, 승마살, 무릎 위 군살처럼 하체 라인에 대한 고민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허벅지 지방이 단순히 “운동을 덜 해서 남은 살”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해도 체중은 줄었는데 허벅지 안쪽살이나 바깥쪽 승마살은 그대로라는 사람이 적잖다. 특히 하체는 체중 변화보다 둘레 변화가 늦게 느껴지는 부위다. 같은 3kg을 감량해도 얼굴이나 복부 뱃살은 먼저 달라진 것 같은데, 허벅지는 마지막까지 버티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지방은 부위마다 성격이 다르다. 지방세포는 교감신경 자극과 호르몬, 혈류, 수용체 반응에 따라 지방분해 속도가 달라진다. 이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알파2 아드레날린 수용체다. 이 수용체는 지방분해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연구에서는 여성의 복부 지방세포가 둔부 지방세포보다 알파2 아드레날린성 항지방분해 민감도가 낮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쉽게 말해 둔부·하체 지방은 복부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스트로겐도 하체 지방 분포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다 국제학술지 ‘임상내분비대사저널’에 실린 연구는 에스트로겐이 피하지방에서 항지방분해성 알파2A 아드레날린 수용체 수를 늘려 지방분해 반응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찬 부산365mc병원 지방줄기세포센터 병원장은 “하체 지방은 의지 부족이나 운동 부족으로만 접근하면 설명이 부족하다”며 “허벅지 안쪽살, 승마살, 무릎 위 군살은 지방 분포와 근육 발달, 부종, 생활습관이 함께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 체중보다 부위별 상태를 먼저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허벅지 라인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흔히 선택하는 방법은 하체 운동이다. 스쿼트, 런지, 계단 오르기, 사이클 같은 운동은 하체 근육을 쓰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허벅지 지방만 선택적으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에 하체 근육량이 많거나 부종이 반복되는 사람은 운동 직후 허벅지가 더 단단하고 두꺼워 보인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는 지방이 갑자기 늘었다기보다 근육 사용 후 일시적 펌핑, 수분 저류, 피로 누적이 함께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
식단도 마찬가지다. 무리하게 굶으면 체중은 빠질 수 있지만, 허벅지 라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줄어든다는 보장은 없다. 단기간 저열량 식단을 반복하면 근육량이 줄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체중계 숫자는 내려가도 하체 실루엣은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탄력이 떨어져 군살이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생활관리에서 먼저 볼 것은 부종이다. 오래 앉아 있거나 짠 음식을 자주 먹고,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하체가 쉽게 붓는다. 부종이 반복되면 실제 지방량보다 허벅지가 더 두꺼워 보일 수 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사람은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종아리와 허벅지 뒤쪽을 움직이고, 자기 전 과도한 나트륨 섭취와 음주는 줄이는 편이 좋다. 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식은 권장되지 않는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오히려 체내 수분 조절이 흐트러져 붓기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운동은 하체만 몰아서 하기보다 전신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함께 가져가는 편이 낫다. 빠르게 걷기, 가벼운 러닝, 실내 자전거는 체지방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근력운동은 하체 라인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생활습관을 조절했는데도 허벅지 안쪽살이나 승마살이 오래 남는다면 의학적 도움을 고려하는 사람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허벅지를 얇게 만들겠다”는 접근보다 어느 부위에 지방이 많고, 근육 발달이나 부종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방흡입이나 지방추출주사 등 부위별 시술은 지방량과 피부 탄력, 체형 비율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무리한 기대보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박윤찬 병원장은 “체중계 숫자만 보고 관리에 실패했다고 판단하기보다 부위별 지방 특성을 이해하고, 식단·운동·부종 관리·의학적 접근을 단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