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이란 전쟁으로 러시아는 어부지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2022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의 회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2022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의 회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제재로 고통받던 러시아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웃고 있다. 이란 전쟁이 중동 지역에서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고 미국과의 관계도 다지게 하는 한편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이익도 얻을 기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따른 실리를 챙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선 경제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데 따른 국제 유가상승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원유는 러시아 경제의 주요 수익원이다. 그동안 국제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 제재로 타격을 받았던 러시아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은 러시아 경제에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지난해에는 배럴당 50달러 초반에 거래됐지만 이번 주에는 한때 100달러를 넘었다. 러시아 연방 예산은 유가가 배럴당 59달러 선일 때 재정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설계돼있는 만큼 유가 급등은 호재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일 러시아 석유·가스 기업을 불러놓고 유럽이나 미국이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원한다면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미국도 원유 가격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존재감도 높이고 있다. 지난 10일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중동 분쟁에서 중재자 면모를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이란에 중동 내 미군 자산의 위치를 알려주며 분쟁에 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아왔다. 하지만 이런 의혹은 부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에서 이란 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견해를 공유했다고 밝히면서 중동에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BBC는 특히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유대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미국과의 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끌어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셈이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석유 제재 해제로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까지 풀린다면 우크라이나에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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