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하면서 국내 정치권의 대응 기조가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익 중심·실용 외교 원칙 아래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원팀’ 대응을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우리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일에 여야가 따로 없다”고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번 판결이 상호관세에 국한된다고 지적하며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결 직후 공표한 ‘전 세계 10% 임시 관세’와 관련해서는 “영구화되거나 고율 관세로 전이되지 않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같은날 논평을 통해 “상호관세의 법적 기반이 흔들린 지금 우리만 대규모 투자를 떠안고 협상 지렛대가 약화한 처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당시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를 거론하며 “일방적으로 패를 먼저 내준 협상은 협상이 아니라 굴복”이라고 주장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미 예견 가능했던 사안에 대해 플랜B를 준비했어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조국혁신당은 정부가 이번 판결을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찬규 조국현신당 대변인은 “미국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고 근거 없는 관세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당과 사회민주당은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전면 중단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를 뒤흔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10% 보편 관세를 명령하면서 대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국익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