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에도 한국 주요기업들의 북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제약·바이오가 힘을 낸 가운데 2차전지와 건설 등 업종은 감소세를 보였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해 3분기 북미 매출을 별도 공시한 67개사와 종속기업 194곳을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북미 매출 합계는 343조79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42조576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 합계는 1110조4567억원으로 북미 매출은 전체에서 31.0% 비중을 차지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전기전자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북미 매출 157조9407억원은 전년 대비 20.7%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북미에서만 45조1802억원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 중 70% 이상 벌어들였다. 삼성전자 역시 북미 매출이 84조6771억원에서 93조3448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다만 LG전자는 16조9777억원에서 16조9196억원으로 북미 매출이 0.3% 감소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국내 바이오 양강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북미 매출을 합한 규모가 1조9131억원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120.9% 성장한 수준이다. 업계 전체 매출 대비 북미 비중 역시 27.0%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영향으로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북미 매출도 각각 52.9%, 84.8% 증가했다.
관세 정책에서 가장 화두가 된 자동차 업종의 북미 매출은 큰 변동이 없었다. 자동차 및 부품 기업 14곳의 누적 매출은 2024년 3분기 126조324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26조67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자동차 업종 북미 매출 비중은 43.6%에서 39.3%로 낮아졌다.
현대차는 북미 매출이 62조17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5조원 남짓 증가했고, 기아도 38조1577억원으로 약 2조5000억원 늘었다. 현대트랜시스(38.4%), 현대모비스(26.7%) 등 부품업체와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100.7%), 금호타이어(19.7%), 넥센타이어(2.0%) 등 타이어 업체는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이차전지 업종의 북미 매출은 감소했다. 삼성SDI는 북미 매출이 4조1538억원에서 2조4550억원으로 40%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도 1조805억원에서 7823억원으로 27.6% 줄어들었다.
이 밖에 건설 및 건자재(-35.5%), 운송(-7.8%), 조선·기계·설비(-3.7%) 업종도 북미 매출이 감소했다.
리더스인덱스는 “반도체를 포함한 IT·전기전자와 제약·바이오 업종 기업이 북미 매출 증가를 견인한 반면, 2차전지와 건설·건자재 업종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고 정리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