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가는 오는 11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향후 통화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준이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연 3.75~4.00%인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지난 8일 기준 86.2%로 집계되면서 사실상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FOMC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어떤 입장이 나올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공개한 ‘12월 FOMC 프리뷰’에서 “이번 회의는 가장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제·정치적 환경 속에서 진행되는 회의가 될 것”이라며 “단순 금리 조정 이상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동결, 인하 여부도 중요하지만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시장 신뢰도 회복이 관건”이라며 “금리 동결 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나 인하 사이클의 최종금리가 유지 또는 하향 조정될 경우 위험자산 상승 추세에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중요하다”며 “금리 동결 시 비둘기파적, 인하 시 매파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핵심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라고 덧붙였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미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면서도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연준 위원 간 이견은 더 심화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는 점도표를 통해 확인될 것이고 이때 평균값보다는 중윗값에 의미 있는 신호가 담길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시장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정책 혼조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질적 유동성 확대 기조가 유지 및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재개된 금리 인하 사이클의 명분은 ‘고용 둔화 우려의 선제 대응’”이라며 “따라서 지금은 고용 수요, 즉 기업들의 채용 심리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지난달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 및 서비스업 지수 내 고용 부문을 보면 제조업 부진은 지속되고 서비스업은 반등하고 있다. 게다가 서베이 기반 장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하향 안정세”라며 “이달 기준금리 0.25%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시점에서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 수준 변화를 이끄는 요인은 성장보다 물가 전망”이라며 “여전히 물가 상방 위험을 토로한 12명의 위원 중 몇 명이 균형으로 전환될지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미국 정부 셧다운 여파로 인해 10~11월 주요 지표가 부재한 가운데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적지 않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