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흔한 질환 중 하나인 방광염(요로감염)은 단순히 세균이 침투해 발생하는 일시적 염증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호르몬 변화와 면역 저하, 질 환경의 균형 붕괴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생활이 활발한 20~40대 여성, 임신·출산 이후, 혹은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에게서 재발성 방광염이 잦게 나타난다.
여성의 요도는 남성보다 짧고 항문과 가까운 구조로 돼 있어 세균 침입이 쉽다. 또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질 점막의 방어력과 유익균(락토바실러스)이 줄어들면서 세균이 방광으로 침투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폐경기 여성에게 방광염이 흔한 이유도 이러한 호르몬 방어막의 약화 때문이다.
김지운 그대안에산부인과의원 삼성점 원장은 “방광염은 단순한 세균 감염이 아니라 여성의 생리주기, 호르몬 균형, 질내 환경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이라며 “특히 재발성인 경우에는 질염이나 요실금, 질 건조증 등이 함께 동반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방광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잦은 배뇨, 배뇨통, 잔뇨감, 아랫배 통증 등이다. 대부분 항생제 치료로 호전되지만, 근본적인 생활습관과 면역 관리 없이는 쉽게 재발한다. 특히 매번 같은 증상이 반복될 경우, 항생제 내성균이 생겨 치료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
김지운 원장은 “하루 1.5~2L의 수분 섭취와 배뇨 참지 않기, 성관계 후 배뇨하기 등 기본적인 습관 개선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크다”며 “반복되는 경우 단순 약물치료보다 질내 유산균 밸런스 회복이나 여성호르몬 보충, 영양수액 같은 면역 밸런스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여성 방광염은 질염, 질건조증, 요실금 등 다른 산부인과 질환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순히 방광만 보는 비뇨기적 접근이 아니라, 여성 생리주기·호르몬 변화·질 내 미생물 환경을 함께 고려한 산부인과적 통합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방광염은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반복되면 방광 기능 저하와 신우신염, 만성 골반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재발을 예방하고, 여성의 전반적인 생식기 건강까지 함께 지킬 수 있다.
방광염은 여성이라면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반복될 경우 신호를 놓치지 말고 산부인과에서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올바르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