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속수무책…해킹 공포 휩싸인 이통 3사

SKT 개인정보 유출에 KT 소액결제까지 피해 눈덩이
KT 사태 원인 유력한 초소형 기지국 수법은 사상 처음
진화하는 해킹 수법 따라잡기에 역량 부족 지적

정부가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를 엄중한 사안이라 보고 민관 합동 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선다. 시민이 KT 대리점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가입자 230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이어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동통신 3사 해킹 포비아에 휩싸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 합동 조사단을 꾸려 KT 소액결제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최근 해외에서 제기된 KT와 LG유플러스의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보안 단속에 고삐를 죄고 있다.

 

11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KT가 자체 파악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건수는 전날 오후 기준으로 278건, 피해 금액은 1억7000여만원에 이른다.

 

KT는 이날 이용자 5561명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한다고 광화문 사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번 사태는 소규모 셀 또는 ‘펨토셀’이라고 불리는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펨토셀은 반경 10m 통신을 제공하는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용 초소형, 저전력 이동통신 기지국으로 데이터 통신량 분산이나 음영지역 해소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 같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해킹이 국내에서 발생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 실체와 정확한 수법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도 않은 상태다.

 

KT는 피해자들의 통화 패턴을 분석한 결과 실제 망에 등록되지 않은 기지국 ID를 발견해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KT는 자체 조사 결과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일부 이용자의 가입자식별정보(IMSI)가 유출된 정황 확인 사실을 공개했다. IMSI는 가입자마다 부여된 고유의 번호로 유심(USIM)에 저장되는 개인정보라 할 수 있다. 

 

 또 KT는 해당 이용자들에게 개인정보보호위 신고한 사실과 피해 사실 여부 조회 방법, 유심 교체 신청 및 보호서비스 가입 링크에 대해 문자 메시지(SMS)로 안내했다.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이용자 전원의 유심을 무료 교체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정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도 불법 기지국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도록 요청했고, 두 회사는 불법 기지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일련의 해킹 사건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노린 해커들의 소행인지, 북한 등이 배후에 있는지도 규명돼야 한다.

 

최근 사이버보안 전자잡지 ‘프랙’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조직인 김수키(Kimsuky) 소속 해커의 컴퓨터를 해킹한 결과, 한국 정부 기관과 통신사를 공격한 흔적이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KT와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4월 SK텔레콤 침해사고, 이번 KT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와 함께 “국가 배후 조직의 해킹 정황”을 거론하며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류 차관은 “이번 소액결제 피해 사고와 김수키 관련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두 사건의 관련성에 관해서도 확인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전날 KT 소액결제 사건과 프랙의 해킹 정황 공개를 거론하며 KT와 LG유플러스의 이용자 정보 유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통신사들은 잇단 해킹 사고에 상황을 주시하며 보안을 강화하고 있지만, 고도화하는 해킹 수법을 대응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기간통신사업자, 공공 사이트, 금융사이트에서 빈번한 침해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 사이버 공간의 대응 수준이 공격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기업과 정부의 보안 대응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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