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효과 떨어졌나...강남3구 5월 아파트 거래량 4월 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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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제)을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으로 확대 지정한 뒤 급감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구 거래가 일제히 전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 아파트. 뉴시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제)을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으로 확대 지정한 뒤 급감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거래 신고 기간이 한 달 가까이 남았는데도 4월 거래량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신고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5478건으로, 4월 거래(5368건)보다 많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거래량은 7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토허제 확대 지정 이후 급격히 쪼그라들었던 강남 3구와 용산구 거래가 일제히 전월 거래량을 넘어선 점이 눈에 띈다. 강남구의 5월 거래는 153건으로 4월(108건) 거래보다 많아졌고 서초(49건→96건), 송파(129건→142건), 용산(38건→44건)도 비슷한 흐름이다. 서초구에서는 반포를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4월 20억7531만원에서 5월 25억5098만원으로 급증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는 지난달 1일 5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토허제 확대 지정 전인 2월 같은 평형이 47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니 10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잠원동 신반포2차 107㎡는 지난 13일 54억5000만원에 거래돼 역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은 토허제 확대 지정 전인 3월엔 45억∼48억원대에 거래된 바 있다.

 

 신고가는 토허제 확대 지정 대상에서 벗어난 마포·성동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마포·성동은 토허구역과 인접한 한강벨트 지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달 모든 평형에서 최고가 거래가 나왔고, 성동구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는 지난달 59㎡ 22억7000만원, 84㎡가 3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주춤하던 서울 집값이 최근 들썩이자 정부는 집값 과열 양상을 차단하기 위해 토허제 등 규제 지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 공동 주재로 기재부·국토부·금융위원회·서울시·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참석하는 제16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 이후 정부는 “부동산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등 시장안정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에선 토허제 추가 지정 지역으로 최근 집값 상승세가 뚜렷한 마포구와 성동구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더라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이어졌고, 실거주 의무 조건에 따른 전세 물량 감소로 전셋값이 상승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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