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이라고 하면 노인성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탓이다. 하지만 러닝, 테니스 등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2030 세대도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릎통증을 호소하는 젊은층 환자의 경우, 무릎연골연화증인 사례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뼈의 연골연화’ 환자는 지난해 9만 1000여명이었으며 여성(62.5%)이 전체 환자의 절반을 넘었다. 연령대별로 남성은 20~24세가 가장 많았고 여성은 50~54세, 25~29세 순이었다.
무릎연골연화증은 무릎 관절 내 연골이 말랑해지고 약해지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부기가 일어난 단계에서 연골 두께 전체에 미세한 균열과 손상이 가는 과정을 거쳐 진행되게 된다.
근력이 부족한 상태, 굽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여성,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 생활 습관이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에서 균형이 일시적으로 틀어질 수 있다. 평소에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무릎 사용량이 잦은 직업군, 양반다리 자세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자주하는 이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외상으로 인한 직접적 손상이나 뼈가 제자리에서 벗어나 관절면이 어긋난 상태로 치유된 경우에도 발생한다.

평소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 앞쪽의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쪼그려 앉는 자세에서 무릎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 ▲다리를 굽혔다 펼 때 무릎이 뻣뻣한 느낌이 드는 경우 ▲체중이 실리는 활동을 할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 연골연화증을 의심해야 한다.
무릎연골연화증은 당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연골 손상이 가속화되면서 퇴행성 관절염을 초래할 수 있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내원해 치료할 것을 권장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프롤로주사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호전 가능하다. 이중 프롤로주사는 인체에 무해한 고농도 포도당 용액을 주입, 인위적으로 염증반응을 일으켜 자연 치유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원리다.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손상된 인대 및 힘줄을 강화해 통증을 경감시켜 준다. 무릎연골연화증 환자에게 시행하면 무릎 주변 조직을 강화해 슬개골 내 압력을 줄일 수 있으며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다.
일시적인 통증 완화가 아닌 근본적인 질환 개선이 가능하다. 비수술적 방법이므로 절개 및 마취에 대한 부담이 적어 고령의 환자나 전신 질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스테로이드제제가 아니므로 부작용 우려도 적은 편이다.
송현걸 서울송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무릎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려운 만큼, 통증이 발생하면 빠르게 내원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무릎연골연화증 환자라면 치료와 함께 “의료진의 자문을 구해 무릎 관절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주변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