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 후속조치 발표…크보빵 생산 중단

도세호 SPC 대표 등 국회 긴급 간담회서 사과
시화공장 사고 설비 조사 후 전면 철거
4조3교대 근무 등 안전 시스템 강화

SPC삼립이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는 내용의 시화공장 사망사고 후속 대처를 내놨다. 김범수 SPC삼립 대표가 지난 21일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방문일정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SPC삽립이 최근 발생한 시화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한 후속조치로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도세호 SPC 대표이사와 김범수 SPC삼립 대표, 황종현 SPC삼립 관리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복되는 SPC 중대재해, 이대로 둘 수 없다-대책과 예방, 책임주체 강화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고개를 숙이며 이 같은 내용의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SPC삼립은 사고 발생 직후 공장 전체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노동조합, 외부 전문기관과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또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간 1:1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고위험군 근로자에게는 추가 치료 등 심리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PC삼립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선보인 크보빵은 출시 후 41일만에 누적 판매를 1000만봉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사고로 야구팬들 사이 불매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SPC삼립 시화공장 전경. SPC삼립 제공

SPC삼립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본다.

 

먼저, 근로자 끼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시화공장 설비는 관계기관의 조사 완료 후 전면 철거 및 폐기할 방침이다.

 

또한 노조와 생산·안전 책임자가 참여하는 노사합동 안전점검을 매월 실시하고, 외부 전문기관과의 합동 안전점검 모니터링 주기도 반기에서 분기로 확대해 현장 중심의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안전보건 관리 인력도 증원할 계획이다.

 

생산 체계도 재구축한다. 시화공장은 생산라인별로 매주 하루 가동을 멈추고 설비 점검 및 안전 강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 협의를 통해 연속근무를 줄이고 일부 라인에는 4조3교대 시범운영을 도입한다.

 

현장 안전 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병행한다. 기존 정기 직원 안전간담회를 확대하고, 안전 핫라인과 스마트 안전 제안 시스템을 도입해 현장 상시 제안 채널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SPC삼립이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한 안전사고 후속조치 공지문. SPC삼립 홈페이지 갈무리

도세호 SPC 대표이사는 이날 긴급 간담회에서 “SPC그룹은 그동안 추진해온 안전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자 한다”며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문화 확립과 안전 중심의 시스템 혁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부터 진행해 온 3년간 1000억원의 안전 경영 투자 플랜을 확대·연장해 운영하겠다”며 “계열사별로 추가 재원을 확보해 설비 자동화와 안전관리 인력 강화에 투자해 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안전경영위원회를 외부 산업안전 전문가 중심으로 대폭 보강해 실효성과 독립성을 갖춘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고, 안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환경 조성과 지원에 나서겠다”고 부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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