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을 둘러싼 홈플러스와 신영증권 간 갈등이 고소전으로 번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28일 신용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등 경영진을 고소했다고 29일 밝혔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고소장에는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영업 적자 기간 동안 장기간에 걸쳐 거래해왔기 때문에 재무 및 신용상태에 대해서 어떤 금융기관보다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홈플러스가 갑작스러운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과 단순히 채무를 면제받기 위해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명확히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영증권은 2022년 8월부터 올해 2월25일까지 2조7000억원에 이르는 홈플러스의 ABSTB 거래와 5000억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 및 전단채 인수거래를 담당했다.
홈플러스는 “신영증권은 홈플러스 기업설명(IR) 자료 등을 수령해 유동화 과정의 안정성 등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과 검토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최근 홈플러스의 재무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였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제가 된 올해 2월25일자 발행 ABSTB는 신영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이기 때문에 홈플러스는 거래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히려 신영증권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ABSTB를 팔아넘긴 불완전판매 행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이 SPC는 올해 2월25일 발행된 ABSTB에 대해 독자적으로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에 신용등급 평가를 의뢰해 A3 등급을 받았고, 그에 기반해 ABSTB를 SPC 명의로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2023년 2월27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이 A3+에서 A30로 하락 평가를 받은 이후 대규모 리파이낸싱, 자산 매각대금과 폐점보상금 등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 채무 변제 노력 등 신용등급 추가 하락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온 사실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3월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홈플러스가 마치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았거나 예상하고도 고의로 신영증권에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처럼 허위로 진술해 홈플러스의 명예를 훼손하고, 변제 자력과 변제 의사에 관한 신용을 훼손해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금정호 사장은 홈플러스 측에서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들은 것이 2월27일 오후 6시 이후라고 증언했지만, 증권사들은 그 다음 날인 28일에도 ABSTB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끝으로 “당사는 카드매출대금채권을 유동화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 ABSTB 판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고 판매 규모, 내역 등을 사전에 공유 받지도 않았다”며 “ABSTB 판매사인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의 조사 및 향후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명확히 조사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