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여전히 비관적…연휴에도 얇아진 지갑

-기업심리지수 2.8p 오른 90.7…오름폭 2년만 큰폭
-장기 평균 수준 100 밑돌아…소비침체도 구조적 문제

뉴시스

 기업 체감 경기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장기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여전히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내 소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연휴 기간에도 부진하면서 내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의 5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2.8포인트 상승한 90.7로 나타났다. 지수는 석 달 연속 상승했으며, 이달엔 지난 2023년 5월(+4.4포인트) 이후 2년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수 수준 자체는 지난해 11월(91.8)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100선에 한참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2024년) 평균인 100을 넘어서면 경제 전반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아래로 떨어지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상추 등 농산품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전산업 기업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올랐지만 장기평균선 100은 밑돌고 있어 아직 낙관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장기간 개선되지 않는 소비 지표도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이달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1년 전보다 12.7%, 전주보다 18.4% 각각 감소했다. 지난 3~6일이 주말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등으로 4일 연속 연휴 기간이었다. 하지만 이 기간 국내 소비는 오히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온라인 쇼핑도 비슷했다. 이 기간 온라인 지출 금액은 1년 전보다 5.1%, 전주보다 18.9% 각각 줄었다. 가맹점 카드 매출액 역시 1년 전보다 13.4%, 전주보다 22.7% 각각 감소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시장에선 연휴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가 부진하고 기업 경기도 비관적이면서 한국 경제 성장 전망치와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 침체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14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내리면서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시적인 내수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소비자 심리 위축으로 숙박, 음식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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