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회장 나와라”…MBK 본사에 모인 홈플러스 입점점주들

민병덕 “노동자, 점주, 국회와 4자 협의체 구성하라”
개인 단말기 사용하는 점주에게 계약 해지 통보
기업회생 신청 3일 전 신규 입점 계약하기도

26일 MBK파트너스 본사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홈플러스 규탄 집회가 열렸다. 사진=이화연 기자

 “MBK는 책임 회피 중단하라! MBK는 대화 기구 구성하라!”

 

 홈플러스입점점주협의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26일 오후 홈플러스 지주사인 MBK파트너스 본사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이후 책임감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김병주 MBK 회장을 향해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병국 홈플러스입점점주협의회 회장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지내온 지 벌써 83일이 지났지만, 점주들에게는 기업 회생에 대한 설명과 사과는 물론 향후 계획에 대한 내용도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불공정과 부도덕 위에 군림하려는 MBK파트너스와 그 실질적 주인인 김병주 회장을 규탄하고 10만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과 근로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민병덕 의원이 26일 홈플러스 규탄 집회에 참석해 MBK를 향해 노동자, 입점점주, 국회가 함께하는 4자 협의체 구성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이화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연대사를 통해 최근 홈플러스가 임대료 인하 요구에 불응한 17개 점포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민 의원은 “홈플러스는 상업용 부동산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점포 건물을 보유한 부동산 개발사에게 임대료를 35~50%나 깎아 달라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했고, 자신들은 최선을 다했는데 상대방이 거절해서 어쩔 수 없이 법원의 승인을 받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꼬집었다.

 

 MBK가 충남 천안지역 2개 점포의 직원들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 4곳으로 분산 배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민 의원은 “이 중 1개점은 가맹점이어서 전배가 불가능하고 나머지 3개점은 점포당 직원이 9명뿐인데, 이곳에 180명을 밀어 넣겠다는 것”이라며 “간접 해고를 전제로 한 생존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MBK는 더 이상 숨지 말고 노동자, 입점 점주, 국회가 함께하는 4자 협의체 구성에 즉각 참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실제 홈플러스에서 프랜차이즈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참석해 지금까지 피해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있었다. 홈플러스 미정산 공포에 개인 판매기(포스)를 사용하다가 내용 증명을 받은 사례, 홈플러스 회생 신청 이틀 전 신규 입점 계약을 한 사례 등이 발표됐다. 일부 점주는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

 

 홈플러스 향남점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을 신청한 3월4일은 1월분 판매대금이 입금되는 날이었지만,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며 “관련 담당자들에게 언제 입금이 되냐고 물어봐도 모른다는 대답만 들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대출을 받아 인건비, 재료비를 마련했고 부족한 생활비는 카드론으로 충당해야 했다.

 

 그는 “홈플러스가 또 다시 판매 대금을 안 줄 수 있다는 불안감에 개인 포스를 설치해 사용해왔다”며 “매출에 따른 수수료, 관리비를 매월 15일에 정상적으로 입금하고 있음에도 홈플러스는 내용 증명을 4번이나 보내며 개인 포스 사용을 중지하라고 했고, 판매 대금을 당장 입금하지 않으면 계약 해지를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 후 입점 업체 대표단과 몇 번의 협의를 가졌지만 협의장에는 결정권자가 나오지 않아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막아버린 상태”라며 “홈플러스 김광일∙조주연 대표는 직접 협상 자리에 나와 입점 업체들과 성실한 협의를 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세종점에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다른 점주도 “정산은 수주 단위로 지연되면서도 매일의 매출 입금은 강제되고 있다”며 “포스 교체는 반발이 아닌 생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산 지연 발생 시 사유와 일정을 투명하게 고지하고, 회생 중 미정산 대금에 대한 지연이자 지급 원칙을 이행할 것과 공문, 내용 증명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중단하고 상호 존중 기반의 소통 체계를 도입할 것을 부탁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장이 26일 홈플러스 규탄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화연 기자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MBK는 홈플러스 인수 시 약속한 1조원 투자 약속도 지키지 않고 기업 회생을 명분으로 지금도 임대료 삭감에 합의하지 않는 점포들에 대해서 계약 해지 통보를 날리면서 우리의 생존권으로 현재 도박을 하고 있다”며 “MBK와 김병주가 책임 있는 회생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더 강하게 압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즉시 청문회 개최를 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시고 MBK 김병주가 반드시 회생 가능하고 책임 있는 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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