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이는 무의식적으로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치아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을 말한다. 크게 수면 중 발생하는 수면 이갈이와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를 꽉 물거나 턱에 힘을 줘서 발생하는 주간 이갈이로 나뉜다.
수면 이갈이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람의 교합력은 최대 113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는 동안에는 자신이 얼마나 세게 이를 물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명확한 원인은 확인된 바 없지만, 스트레스와 불안, 수면 장애, 비정상적인 교합, 고르지 않거나 빠진 치아가 주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갈이를 하면 턱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치아에 압력이 가해진다. 이 과정에서 치아가 마모되고 턱에 부담감이 가중된다. 이갈이가 지속되면 치아가 마모돼 민감해질 수 있다. 얼굴이나 턱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턱 근육이 뻣뻣해지고,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이 걸리거나 '딱' 소리가 나는 경우도 흔하다. 심할 경우 턱관절이 빠질 수 있다.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만성적인 두통을 호소하는 사례도 많다. 수면 중 근육이 움직여 긴장 상태가 되면 신경계가 활성화된다. 뇌는 각성 상태로 반응해 깊은 수면에 도달하기 어려워 숙면을 방해한다.
아침에 두통이 있거나 턱이 뻐근하고, 찬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에 치아가 예민하게 반응하며, 수면 중 자주 깨는 증상이 있다면 이갈이를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방치하면 치통과 턱관절 통증은 물론 저작 기능이 저하되고 얼굴 형태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치과에 내원해 이갈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턱관절 보톡스, 마우스피스(스플린트), PHL레이저 등의 처방과 시술을 통해 턱관절 안정과 근육 이완을 유도해 이갈이를 개선한다. 이갈이로 인해 치아 마모나 턱관절 이상 등 문제가 발생했다면 치료도 필요하다.
최근 턱관절 장애에는 비수술적 요법인 PHL(Posterior Horizontal Laxity)레이저 치료가 자주 이용되고 있다. 이는 저출력 레이저 치료(LLLT)를 통해 관절 주변 조직의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자연 치유를 촉진하는 방법이다. 또한 물리치료, 운동요법, 스플린트 등의 착용을 병행해 관절 안정성을 높이고 기능 회복을 도모하기도 한다.
고영익 바르게고치과 대표원장은 “이갈이 등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딱딱한 음식 피하기, 턱을 괴지 않기 등 등 생활습관관리가 중요하다”며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이나 소리로 시작하지만, 방치할 경우 관절 구조에 더 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3D-CT와 엑스레이 등의 첨단 장비를 갖추고 정밀하게 구강검진을 시행할 수 있는지, 해부학적 이해도가 높은 통합치의학과전문의가 일대일 맞춤 진료를 보는 치과인지를 확인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