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노인연령 상향’] 젊은 노인 딜레마에 빠진 한국

-신체·정신적 나이 상승 영향…노인 65→70세 상향 논의
-고령화 속 빈곤율 문제 심각…취약계층 '복지공백' 우려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일흔을 앞둔 이병덕(69·가명)씨는 시흥시 시화공업단지 내 섬유기계 중소기업에서 일한 지 40년 가까이 됐다. 이씨는 정년퇴직으로 회사를 나온 지 15년이 지났지만 매년 1년씩 계약직으로 고용을 연장해 근무 중이다. 이씨가 퇴직할 당시엔 정년 연령이 55세였기 때문이다. 이씨가 일하는 회사엔 이같은 고령 근무자들이 여럿이다. 회사에서도 고령자를 고용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청년층은 낮은 연봉에 금방 나가기 일쑤다. 결국 이씨의 회사엔 평균 연령 65세 이상인 고령자와 외국인 노동자만으로 돌아간다. 이씨는 “노인연령이 올라간다면 근무할 의지가 있는 고령자가 안정적으로 일하고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고령자의 신체적·정신적 조건이 젊어지면서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사회 전반에 노동력이 부족하고,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높다는 점도 노인 연령이 상향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8일 노인 연령 상향에 대한 필요성과 법적·정책 개선점 등을 짚어봤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노인 연령을 법적으로 정해두고 있지 않다. 다만 정년(60세)과 공적연금 수급연령(65세) 등이 노인 연령의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노인복지법상 경로 우대 조항도 또다른 기준으로 활용된다. 노인연령 상향으로 영향을 받는 국내 제도는 60개가 넘는다.

 

 이에 노인 연령을 상향하기 위한 변화가 감지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주형환 부위원장 주재로 조만간 범부처 노인연령 상향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개최한다. TF에는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 차관과 서울시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올 하반기 법안 마련을 목표로 정년 연장 TF를 공식 출범했다. 민주당은 법정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하는 것을 기본 토대로 8월 관련 법안을 마련해 9월 노사가 공동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기업·노동계와 청년·장년층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쟁점을 정리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노인 연령 상향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노인 기준 연령 상향으로 노인 복지 혜택이 줄어들면 취약 계층 중심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윤경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연령은 정책 대상자를 결정하 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에서 소득·복지의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정책 수요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국회를 포함해 범부처 차원에서 공적연금 제도를 통한 소득 보장, 노동 정책, 기타 관련 제도를 종합적으로 정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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