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장기화하고 있다. 원재료에 인건비까지 ‘남는 것 없는 장사’라는 말이 무리가 아니다. 본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가맹점주들의 입장은 더 난감하다.
프랜차이즈란 가맹점과의 계약을 통해 상표, 기술 등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관계를 뜻한다. 가맹비가 발생하지만 인지도 있는 브랜드, 본사의 노하우와 마케팅 등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를 통한 창업을 계획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24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22년 기준 28만6000개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2023년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 가맹점 수가 35만2886개까지 늘어났고 종사자는 100만명을 넘겼다. 가맹점이 늘수록 경쟁은 치열해진다. 자영업자들에겐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당장 1만원을 넘어선 내년 최저임금 상승, 배달 수수료 인상에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더해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관련기사 2, 3면>
우후죽순 늘고 있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피나는 경쟁이다. 저가 커피 3대장(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의 매장 수가 7000개를 넘어서며 ‘커피 공화국’의 이름값을 하고 있지만,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폐업 수순을 밟은 카페 수만 1100곳을 넘었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갈등도 주목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의 갑질 문제가 불거져 공정위가 팔을 걷었다. 단기 실적을 높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기업을 매각해 투자 자금을 회수하고 차익을 노리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불공정한 이유로 일방적인 가맹 계약을 해지한 맘스터치는 과징금 3억을 부과 받았고 사모펀드가 직간접 투자한 브랜드 본사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어졌다.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는 ‘가맹본부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했다’며 일부 가맹점주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를 당했다. 20여개의 브랜드, 28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만큼 분쟁 결과는 향후 프랜차이즈 업계의 분명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가맹점주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