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국내에서 신차를 공개하며 부활을 꿈꾸고 있는 르노코리아가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8일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참가했다. 국내 완성차 중견 3사(르노코리아, GM 한국사업장, KGM) 중 이번 행사에 참가한 업체는 르노코리아가 유일하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수년째 고전하고 있다. 내수 판매량이 2021년 6만1096대, 2022년 5만2621대, 지난해 2만2048로 꾸준히 감소했다.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견 3사 차량의 국내 등록 대수는 4만591대인데 르노코리아는 8743대에 그쳤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를 포함한 완성차 5사 전체 실적(49만5477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8%다.
부진의 늪에 빠진 르노코리아는 이번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신차를 공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지난 27일 ‘오로라1’(프로젝트명)으로 알려진 D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그랑 콜레오스(Grand Koleos)’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4년간의 공백을 깨고 내놓은 신차로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앞서 르노코리아는 내수 시장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공식 엠블럼을 다이아몬드 형상의 ‘로장주’로 바꿨다. 지난 3월에는 부산시와 부산공장의 미래차 생산 설비 투자 계획을 골자로 하는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내수 시장 반등에 사활을 걸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일어났다. 때 아닌 ‘남성혐오’ 논란이다. 르노코리아의 사내 홍보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서 사건이 시작됐다. 직원으로 보이는 한 여성 출연자가 남성혐오를 표현하는 손가락 제스쳐를 취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누리꾼들이 각종 커뮤니티에 영상을 캡처한 게시글들을 올리면서 남성혐오 논란으로 번졌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르노코리아 측은 해당 채널의 모든 영상을 내리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담당자 역시 사과문을 올렸다.
젠더 이슈가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SNS 등에서는 르노코리아의 신차 불매 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