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관련 소비를 의미하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최근 집계한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보고서를 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수는 602만 가구, 반려인은 1500만명에 달한다. 반려동물 종류도 다양하다. 흔히 강아지나 고양이를 떠오르지만 최근 개구리, 도마뱀, 곤충 등 이색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도 증가하고 있다.
반려인이 늘고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관련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펫코노미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19년 3조원까지 성장했다. 2027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진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카페, 호텔, 유치원, 미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마파크가 등장했고, 장례식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펫푸드 시장도 뜨겁다. 반려동물의 수제 간식이나 맞춤형 사료 등 펫푸드가 고급화하고 있다. 닐슨아이큐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펫푸드 시장의 규모는 9000억원에 이른다.
펫보험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반려인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병원비를 합리적인 가격에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앞다투어 반려동물 관련 보험의 혜택을 강화하며 ‘펫팸족(Pet+Family)’을 공략하고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펫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3개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10개사로 급증했다.
정부는 반려동물 연관 산업을 새로운 국가전략산업으로 점찍고 육성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9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했다. 반려동물 연관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생산·소비를 창출하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4대 주력산업(펫푸드, 펫헬스케어, 펫서비스, 펫테크) 육성, 성장 인프라 구축, 해외 수출산업화 등 3대 추진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2027년까지 국내 시장 규모를 15조원으로 작년(8조원)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펫푸드 수출액은 작년 1억4900만 달러에서 2027년 5억 달러로 3.4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기업 가치가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을 7곳에서 15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정부는 다양한 펫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 판매와 청구의 간편성을 높여 펫보험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반려동물보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동물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7건의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펫보험 활성화 법안들은 폐기되거나 22대 국회 출범 이후 재논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