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아니었네” 백일해 등 영유아 호흡기 질환 창궐… 성인부터 주의해야

최근 백일해를 비롯한 영유아 호흡기 질환이 창궐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백일해, 성홍열, 홍역 등의 질환은 성인에게는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지만 아직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걸리면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00일 동안 기침이 이어진다고 해서 ‘백일해’라 이름 붙여진 이 질환은 보르데텔라균에 감염돼 생기는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기침, 발열,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이 감기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단순히 감기인 줄 알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일주일 넘게 기침이 지속되고 기침 끝에 ‘흡’ 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백일해를 의심해야 한다.

 

감염 초반인 카타르기에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며 경해기에는 백일해 특유의 기침 소리가 심해진다. 회복기에 접어들면 기침이 점점 줄어들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상기도 감염에 의하여 발작적인 기침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행히 백일해 예방 접종은 생후 2, 4, 6개월 차에 기초 접종 후 이후 추가 접종을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백일해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단, 제대로 기초 접종을 받지 않은 아이들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질환이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신경을 써야 하며 특히 가정 내 영유아를 양육하고 있다면 성인인 보호자들도 함께 백일해 예방 백신을 맞는 편이 바람직하다.

성홍열은 용혈성 연쇄상구균이 원인인 질환이다. 이 질환은 별도의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길게는 일주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되 39~40도에 육박하는 고열이 나타나며 구토,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을 거쳐 온 몸에 작은 발진이 나타나며 목젖에서도 출혈성 반점이 나타난다. 혀가 딸기처럼 붉게 변하는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폐렴, 수막염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 백신이 보편화 되며 그 위험성이 가볍게 여겨지는 홍역도 영유아들에게는 여전히 치명적인 질환이다. 원래 우리나라는 2014년 홍역퇴치 인증을 받을 정도로 홍역의 위험이 약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에서 머물던 홍역 환자가 많이 유입되며 국내 유학생 등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백신을 미처 접종하지 못한 영유아들에게 전염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제 때 백신을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우수하므로 반드시 예방 백신 접종을 놓쳐서는 안 되며 고열, 결막염, 비염, 기침, 재채기 등 증상과 반점 등의 증상이 생겼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강규근 의정부 강앤강내과 원장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필수 예방 접종이 자리잡으며 과거에 비해 영유아 호흡기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 상태”라며 “하지만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여전히 감염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정 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아직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가 있다면 사람이 많은 장소를 방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즉시 병원을 방문해 내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증상이 약한 초기에 질환을 치료해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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