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커머스의 습격] ‘초저가·무료배송’…알리·테무, 공격적 마케팅에 폭발적인 성장세

그래픽=강현주 기자

 “테무를 아직 다운로드 안 했다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겁니다.”

 

 최근 유튜브를 이용하거나 웹서핑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광고를 시청하게 된다. 광고 속 모델은 걸음만큼이나 당당한 말투로 가입 후 주어지는 무료 혜택을 소개한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라는 슬로건과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대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 이어 테무까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진격이 거세다. 모바일 시장분석 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앱 상위엔 초저가와 무료배송을 앞세운 중국 쇼핑앱이 올랐다. 1위가 알리, 2위가 테무다.

 

 국내 시장에 먼저 발을 들인 쪽은 알리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는 2018년부터 한국서비스를 시작했다.

 

 후발 주자인 테무는 중국 핀둬둬가 운영하는 쇼핑앱으로 2022년 9월 출시돼 의류 및 미용·가전제품·가정 장식·주방용품·운동 장비·애완동물 용품 등 250개 이상의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거쳐 지난해 7월 한국서비스를 시작했고, 두 달 만에 100만명의 이용자를 모았다.

사진=최근 미국에서 열린 슈퍼볼에 수백억원의 광고비를 투입한 테무의 광고 영상 장면 일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온라인 해외 전체 직접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1% 늘어난 1조9639억원이었다. 특히 테무의 참전으로 중국 이커머스 앱 돌풍이 본격화된 지난해 3분기 ‘중국 해외 직구액’은 8193억원에서 4분기 1조65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고, 전년 동기 대비 6575억원(161.1%)이나 폭증했다. 

사진=배우 마동석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 

 그 결과 지난해 해외 직구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한 6조75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6.9%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중국 직구는 3조2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2% 증가했다. 전체 직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중국은 미국(1조8574억원)을 제치고 역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알리와 테무의 공격적 마케팅이 통했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테무 앱 신규 설치 건수는 222만1981건으로 전체 앱 중 1위였다. 4개월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설치 건수는 900만건, 같은 기간 알리의 설치 건수는 약 400만건으로 양대 중국 쇼핑앱의 설치 건수만 1300만건에 달한다.

 

 이용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알리와 테무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각각 717만명과 57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각각 쇼핑 부문 3위와 5위다. 특히 테무는 지난해 11월 14위에서 매달 순위가 상승해 눈길을 끈다.

 

 알리는 2022년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하고 지난해 1000억원을 들여 마케팅과 물류 서비스를 강화 계획을 밝히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지난해 말 간담회에서 “한국 물류센터를 통해 소비자들이 5일 이내 모든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고, 중국발 상품이 가진 ‘짝퉁’ 우려에 지적재산권과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달 초 한국 업체 입점을 위해 한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케이베뉴(K-venue)’ 입점 판매자에게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혜택까지 내세웠다. 케이베뉴는 알리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한국산 상품 판매 채널로 한국에서 바로 무료 배송돼 배송 기간을 통상 3일 이내로 당겼다. 수수료 면제는 가격 할인의 가능성을 키워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 마디로 가격이다. 국내 쇼핑앱에 비해 현저히 싼 값에 다양한 제품군을 박리다매식으로 판매한다. 나날이 치솟는 물가에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이들의 강점은 극대화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젊은층의 접근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무료배송의 유혹도 뿌리칠 수 없다. 중국에서 생산된 물품을 직접 판매, 배송까지 진행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알리보다 더 싼’ 테무의 저가 공세에 두 플랫폼의 경쟁구조까지 펼쳐지는 모양새다. 테무는 ‘모든 주문 무료배송 및 90일 이내 무료 반품’ 키워드를, 알리는 초저가 전문관 ‘초이스’를 통해 7일 이내 도착 보장, 무료배송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 물류센터 건립 시 배송기한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