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박보라 기자] 80년대를 주름잡았던 홍콩 영화, 그 중에서도 우리의 뇌리에 깊게 자리잡은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주윤발(‘소마’역)이 성냥을 물고 나타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당대에는 물론 최근까지도 많은 셀럽들이 ‘성냥’ 대신 ‘이쑤시개’를 입에 물며 패러디를 할 정도로 오랜 시간 회자되고 있다.
이 영향인지는 몰라도 한국인에게 이쑤시개는 매우 친숙하다. 중국집, 한정식집을 가리지 않고 존재하는 카운터 앞의 이쑤시개는 이제 그 존재가 없으면 허전할 정도다. 그러나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는 ‘이쑤시개’가 사실은 잇몸 건강에 적신호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아는 환자들은 매우 드물다.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은 바로 빼내지 않으면 치태가 잇몸, 혀 등에 달라붙어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치아에 미치는 악영향은 둘째 치더라도, 음식물이 치아사이에 끼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불편함을 야기하기 때문에 이쑤시개로, 이쑤시개가 없다면 카드, 손톱, 심한 경우 나뭇가지를 이용해서라도 빼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양지바른치과 이치중 원장은 “잇몸 건강을 위해서는 전문 구강용품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이쑤시개, 손톱, 신용카드 등 끝이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음식물을 제거하려고 하면 잇몸에 상처가 날 뿐만 아니라, 소독이 되어있지 않은 도구들 때문에 상처가 난 부위에 세균이 침입해 치주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치주질환은 장기간 내버려두면 턱뼈가 녹아 없어지거나 치아가 빠질 수 있어 초기관리가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치주질환의 초기 증세가 치아 주위 조직의 염증에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칫솔질을 할 때나 음식물을 베어 물 때 출혈이 생긴다면 치주질환의 초기인 치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치은염 증상이 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치은염 환자라면 양치질만 잘해도 충분히 잇몸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실을 이용해 치아의 인접면에 붙어있는 음식물 잔사나 치태를 꼼꼼하게 제거해주고 음식물 섭취 시 3분 이내로 양치질을 해주는 것 만으로도 크게 완화된다.
이 원장은 “한국인이 많이 앓고 있는 질환 2위가 치주 질환인데 대중화된 이쑤시개 사용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하며 “이미 치아사이 공간이 넓어졌다면 치간 칫솔과 병행한 치실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 만으로도 건강한 잇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한편, 양치질을 꼼꼼히 하는 환자라도 입안에 존재하는 균의 불균형 때문에 치주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 세균검사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