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압력에 금리 인상 기우는데 체감경기 냉랭…한은, 11월 금통위 앞두고 고심

지난 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판매중인 귤. 사과 소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안팎 내려 과일 장보기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다만 감귤은 지난해와 평년보다 비싸고 배·단감도 전년 가격을 웃도는 등 제철 과일값은 품목별로 엇갈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판매중인 귤. 사과 소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안팎 내려 과일 장보기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다만 감귤은 지난해와 평년보다 비싸고 배·단감도 전년 가격을 웃도는 등 제철 과일값은 품목별로 엇갈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전망을 밑돌았지만 근원물가가 꺾이지 않으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주가 하락과 고금리 부담으로 체감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어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3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라 전월(2.9%)보다 상승 폭이 0.1%포인트 줄었다. 한은이 앞서 제시한 ‘3% 내외’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둔화는 농산물(-7.5%)이 이끈 것으로,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8%로 전월과 같았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전자제품으로 번지는 ‘칩플레이션’에 컴퓨터(26.2%)와 휴대전화기(10.8%) 가격이 크게 올랐고, 석유류도 14.9% 뛰어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은도 물가 압력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3일 이지호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누적된 비용 압력의 전이로 여행·외식 서비스와 전자제품 등에서 높은 상승률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11월 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의 높은 오름세를 고려할 때 2%대 후반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비용충격 전이에 더해 ‘수요측 압력 증대’를 향후 상방 요인으로 꼽았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도 2.7%로 석 달째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26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3.2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로 한은 전망치(0.3%)를 크게 웃돌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하는 등 성장세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체감 경기다. 한은이 집계한 10월 뉴스심리지수는 95.34로 전월보다 4.05포인트 떨어져 3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달 코스피가 16.2% 급락하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88%로 1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성장률과 물가는 인상을 가리키지만, 추가 인상이 가계 이자 부담을 키워 체감 경기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쉽지 않은 선택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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