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이호성 행장 체제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가운데 올 하반기 금융권의 시선이 이 행장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2025년 1월 취임한 이 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만료됨에 따라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1992년 하나은행 입행 후 30여년간 현장을 누빈 ‘영업통’ 출신의 리더십이 수치적 성과로 증명되면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이후 7년간 이어져 온 ‘2년 단임 관행’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업통’ 리더십의 승부수…2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
이 행장은 취임 첫해부터 괄목할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하나은행의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7% 증가한 3조747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비이자이익은 1조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59.1%나 급증해 비이자 중심의 수익구조 다변화 결실을 맺었다.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1분기 1조1042억원의 순익을 올린 데 이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1211억원을 달성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상반기 이자이익(4조4645억원)과 수수료이익(6143억원)을 합한 핵심이익은 5조788억원에 달했다. 자산관리(WM), 퇴직연금, 외국환 부문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수수료이익만 전년 동기 대비 22.4% 성장했다. 특히 WM 부문에서는 고액 자산가 전담 채널을 강화하고, 외국환 분야에서는 기업 고객 대상 맞춤형 환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 점이 비이자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체질 개선 과제였던 기업금융과 디지털 혁신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2025년 기업대출 잔액을 전년 대비 약 6% 늘린 176조원 규모로 확대하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퇴직연금 적립금은 48조원을 돌파해 은행권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 2월에는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퍼스트(FIRST)’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모바일과 기업금융 등 업무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한 단계 올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모바일 앱 인프라를 대폭 개선함으로써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 확대와 업무 처리 시간 단축 효과를 동시에 해결했다.
◆‘2년 단임 관행’ 깰까…지배구조 개편 논의 및 영향
강력한 실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연임 완주까지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한다.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통합 하나은행 출범 이후, 연임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는 초대 행장을 지낸 함영주 회장이 유일하다.
이 행장이 오는 연말 재선임에 성공할 경우 두 번째 연임 하나은행장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9월부터 승계 절차가 가동된다”며 “실적 명분은 확실하지만 금융지주의 쇄신 인사 기조와 지배구조 개편 논의 등이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남은 기간 동안 가계대출 관리 및 리스크 방어 역량을 입증하는 것도 과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건전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3분기 이후 실적 방어와 내부통제 강화 여부에 따라 이 행장의 ‘연임 굳히기’ 여부가 최종 가려질 전망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