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8월 들어 회복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코스피는 5일 이틀 연속 올랐다. 다만, 지난달 내내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한 변동성만큼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증시가 상반기 같은 파죽지세 흐름은 아니더라도 출렁임 속 우상향 추세만은 이어갈지 주목된다.
◆코스피 3.8% 올라…6600선 턱밑 회복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6% 오른 6598.26에, 코스닥지수는 2.42% 상승한 799.5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전날까지 최근 3거래일 연속 코스닥시장에선 급등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울렸는데 이날은 코스피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개장 직후 24분 만에 올들어 45번째 사이드카이자, 매수 사이드카로는 22번째 벨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울렸다.
우선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선 모처럼 다우존스3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가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름길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 아래로 크게 떨어진 영향이 증시에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의 호실적이 이어 이번 주에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와 수익성 불안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재료다.
일례로 간밤 AI 기반 데이터 분석기업 팔란티어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매출 전망치를 올려 잡으면서 30% 가까이 폭등했다. 팔란티어 매출 급증은 지난달 글로벌 증시를 짓눌러왔던 AI 수익성 우려가 기우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AI 수요가 실제 매출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미 경기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의 2분기 매출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가 5.6% 올랐다.
특히 이같은 호실적이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AI 투자 확대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반도체를 넘어 건설장비 등에까지 업종간 온기를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 호전과 2분기 실적시즌 모멘텀 개선이 동반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한다면, 추후 일시적인 차익실현 및 변동성 확대가 나타나더라도 주식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서 코스닥으로 색깔 변화?
최근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코스닥의 분전이다. 최근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는 사이 코스닥시장에선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을 만큼 급등세를 보였다.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상승장이었던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3거래일 간 코스피는 13.7% 상승했는데, 코스닥은 21.1%로 반등 탄력이 더 좋았다. 국내 증시 반등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까지 코스닥(-47.4%)이 코스피(-38.6%)보다 고점 대비 낙폭이 더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스닥의 강제청산이 더 심했던 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지수상장펀드에 대한 쏠림도 줄어들면서 코스닥으로 수급이 몰린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양 시장의 최근 성과 차별화를 두고 ‘반도체 및 대형주→비반도체 및 소형주’로 장세의 색깔 변화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논의도 번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단기 전술적인 키 맞추기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간밤 기술주가 뉴욕증시 랠리를 주도한 가운데 마이크론, 샌디스크,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종목도 많이 올랐는데, 국내에서도 반도체 포함 대형주 장세를 뒷받침할 만한 재료들은 살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지영 연구원은 “지금은 특정 업종, 특정 시장만 독주하는 것이 아닌 수익률 분산이 이뤄지면서 지수 회복을 만들어내는 시기”라며 “향후 시장 대응에 있어서 바벨 전략을 우선순위로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순 낙폭 과대 관점에서 보면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주력 업종 중심의 코스닥 매수 전략은 유효하겠지만, 코스피 내 주도주인 반도체 등 대형주 비중은 여전히 중립 이상으로 유지하는 전략이 적절하다는 이야기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