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강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류를 드러냈다. 지난 16일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75%로 올려 긴축 전환을 선언한 한국은행이 오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 내 ‘인상 파’ 3명 반발… 워시 의장 “목표는 오직 2%”
미 연준은 이날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현 연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3·4·6월에 이은 5회 연속 동결이다. 그러나 내부 표결은 9대 3으로 갈렸다. 로리 로건(댈러스), 베스 해맥(클리블랜드), 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간의 고물가로 시장 일각에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완화됐다는 잘못된 인상이 남았다”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오직 2%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조기 완화 기대를 일축하고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한 ‘매파적 동결’이다. 이로써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로 유지됐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워시 의장은 “성명서는 사실만을 반영한다”며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기에는 예측을 피하는 것이 신중한 접근”이라고 밝혔다. 기존처럼 사전 신호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긴급 점검회의… “불확실성 확대, 경계감 강화”
한은은 이날 박종우 부총재보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 FOMC 결과가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진단했다. 한은은 연준의 동결 결정 이후 통화정책 경로와 인플레이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럽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중동 정세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주요국의 정책금리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부총재보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으나 소수의원의 인상 주장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 시그널 미제시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최근 국내 시장의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와 미 연준 통화정책, 중동 사태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을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유가·환율 불안… 한은 8월 추가 인상 가능성”
국내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매파적 태도와 원자재 가격 불안이 한은의 8월 금통위 결정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7월 금리 인상에 이어 8월에도 연속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환율 지속과 물가 상방 압력이 한은의 추가 인상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을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짚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동 분쟁 재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공급물가 부담을 높이면 연준이나 한국은행 모두 추가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결정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 우려는 일부 완화됐으나, 통화정책 외에도 국내 증시는 반도체 실적 지표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한은이 환율 변동성과 물가 상방 압력을 고심하며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